[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한국의 탐관오리들은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부귀영화를 누리는가. 그 이유는, 속이고 속이고 속여도 백성들이 쉽게 속아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출석한 '5차 국정조사'를 본 손석희 앵커의 날카로운 비평이 이어졌다.
손석희 앵커는 "조선인은 남을 속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는 17세기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의 '조선왕국기'를 소개하며 앵커브리핑을 시작했다.
19세기 실학자 최한기가 남긴 말도 소개됐다. "한 번 속고 두 번 속아도 평생토록 그 사람에게 속는 자가 얼마나 많길래 젊어서부터 탐관오리가 늙어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부귀를 누리는가"라고.
"한국인들은 거짓말을 잘한다"는 인상 비평에도 우리가 할 말이 없는 이유는, 최근 2달에 걸친 대통령의 사과·5차례에 걸친 국정조사만 봐도 그렇다는 게 손 앵커의 설명이다.
특히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출석한 5차 청문회를 보고서는 "거짓말 탐지기라도 동원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답답함을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달간 촛불집회를 이어간 시민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다.
이번 촛불집회가 기록될 역사의 한 페이지는 언젠가 "하멜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는, 손 앵커의 염원이 담긴 앵커브리핑이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