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동행'
[인사이트] 서윤주 기자 = 6살 된 남동생과 뇌성마비 아빠와 함께 사는 9살 소녀는 세상 그 누구보다 그들을 사랑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KBS '동행'에서는 뇌성마비 아빠를 둔 9살 소녀의 모습이 그려졌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좁은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외딴 집.
그곳에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서장철 씨, 9살 딸 서수연 양, 6살 아들 서종범 군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있다.
2년 전 아내가 집을 나가고 서장철 씨는 '내가 좀 부족해서 아내가 떠났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여태 딸이 다니는 학교도 가보지 못했다.
KBS '동행'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9살 된 딸은 매번 "우산이 없으니 학교까지 와 달라", "준비물 좀 정문까지 가져다줘라"고 말했다.
마음은 정말 가고 싶지만 행여나 딸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될까 봐 서장철 씨는 항상 학교 근처 해장국집 주인에게 부탁을 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준비물을 꼭 학교 정문 앞으로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서장철 씨는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딸의 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정문에 채 닿지도 못하고 구석에 숨어 딸을 기다렸다.
KBS '동행'
그때 미소 띤 얼굴로 딸이 다가왔다. 딸은 "아빠 왜 여기 있어? 이리 와봐"라며 그를 끌고 가 친구들에게 소개를 해줬다.
그동안 딸은 아빠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제야 딸의 마음을 이해한 서장철 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학교에 한 번 찾아가 볼 걸"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빠가 미소 짓는 게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딸 서수연 양에게 서장철 씨는 '뇌성마비를 앓는 아빠'가 아닌 '최선을 다해서 사는 아빠'였다.
앞으로도 그 예쁜 마음이 변치 않길 간절히 바란다.
# 2년 전 아내가 집을 나가고 '내가 좀 부족해서 아내가 떠났다'는 생각을 갖게 된 서장철 씨
KBS '동행'
#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 한다
KBS '동행'
#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번 "우산이 없으니 학교까지 와 달라", "준비물 좀 정문까지 가져다줘라"고 말하는 9살 딸 서수연 양
KBS '동행'
# 이에 서장철 씨는 매번 학교 근처 해장국집 주인에게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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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될까봐 신경쓰인다는 서장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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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딸은 아빠에게 "직접 학교 정문 앞으로 와달라"고 부탁했다
KBS '동행'
# 그런 딸에게 마냥 미안하고 속상한 서장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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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근처에 도착한 서장철 씨는 정문까지 가지 못하고 구석진 곳에 숨었다
KBS '동행'
# 이 모습을 발견한 딸 서수연 양은 그를 끌고 학교 정문 쪽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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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딸이 자꾸 아빠를 학교로 부른 이유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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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의 마음을 알게 된 아빠는 그제야 환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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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미소 짓는 게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서수연 양
KBS '동행'
# 서수연 양에게 서장철 씨는 '뇌성마비를 앓는 아빠'가 아닌 '최선을 다해서 사는 아빠'였다
KBS '동행'
서윤주 기자 yu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