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발생한 대한민국 최악의 '영구미제 사건' 3가지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인사이트] 이유라 기자 = 지난 1991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서운 사건이 일어난 한해였다.

전국 곳곳에서 아이들이 실종·납치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여성들이 정체 모를 괴한에 의해 죽어 나가는 끔찍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

하지만 해당 사건들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궁 속에 빠져있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범인을 잡아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당시 전국민을 분노케 한 해당 사건들은 이후 영화로 제작되는 등 많은 이슈를 낳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생각만해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1991년 대한민국 영구미제 사건' 3가지를 정리해봤다. 

1. 이형호 군 납치살인사건

'이영호 군 납치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그놈 목소리' 스틸컷

지난 1991년 1월 29일, 당시 국민학교 3학년이던 이형호 군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유괴됐다.

이후 범인은 형호 군 부모에게 80여 차례 전화를 걸고 10여 차례 메모를 남기는 등 형호 군의 목숨을 담보로 협박을 이어갔다.

그렇게 범인과 부모의 피 말리는 통화가 이어지던 어느 날 부모의 간절한 바람에도 형호 군은 한강 공원 잠실지구 인근 배수로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형호 군이 유괴된 지 44일 만의 일이었다.

당시 경찰이 번번이 범인 검거에 실패하면서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납치살인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사건의 단서라고는 범인이 남긴 협박전화 목소리와 필체가 유일하다.

2.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아이들...' 스틸컷

지난 1991년 3월 26일, 당시 초등학생이던 5명의 아이들은 "개구리(도룡뇽 알) 잡으로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

사건발생 초기 당시 노태우 대통령 지시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지고 막대한 수색인력과 현상금 4,200만원까지 걸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그리고 지난 2002년, 아이들이 실종된 지 무려 11년 만에 와룡산 중턱에서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후 재수사가 이루어졌지만 이 역시 수사에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한 채 지난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끝이났다.

여전히 피해자 가족들은 매년 추도식에서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기엔 공소시효 등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3. 화성연쇄살인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무려 10명의 여성이 잇따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피해 여성들은 10대 여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경찰은 8번 째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현장에 남아있던 모발을 증거로 당시 22살이던 윤 모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 사건은 다른 9개의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10차 사건 역시 앞서 일어난 사건들과 정액 유전자 및 범행 수법에 차이가 커, 다른 범인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앞서 두 사건과 비교해 비교적 많은 증거가 있던 상황이었다.

살해 현장에 범인이 피운 담배꽁초가 발견되기도 했고 머리카락과 정액 등 신원 파악에 단서가 될 수 있는 다량의 증거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2차와 3차 사건 사이 범인으로부터 도주에 성공한 유일한 생존자의 진술 및 목격자들의 진술도 확보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과학수사'의 개념이 자리잡히지 않았던 터라 범인이 남긴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건은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