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우리 부모님은 개돼지가 아니다" 대구 여고생의 일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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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저를 위해 피땀 흘려가며 일하시는, 하지만 사회로부터 개돼지·흙수저 취급받으며 살아가는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해 나왔습니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20만명이 모여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친 가운데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촛불 집회가 열려 많은 이들이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대구의 송현여고에 재학 중인 한 여고생이 연단에 나와 용기 있게 던진 말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고생은 "평소같았으면 자습실 책상에 앉아 역사책을 읽으며 다가올 11월 모의고사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부당하고 처참한 현실을 보며 오늘 살아있는 역사책의 현장에 나오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여고생을 분노하게 한 현실은 다음과 같다. '박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최순실 씨와 함께 나라를 방치하고 국민을 조롱한 것'이다.


그 결과, 피땀흘려 일하는 부모님은 사회로부터 개돼지, 흙수저 취급을 받게 됐고 수험생 언니는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보며 자괴감을 느끼게 됐다고 이 여고생은 설명한다.


여고생은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과 경제를 위해 하야할 수 없다는 식의 의견을 남겼지만 지금까지 국정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있었냐"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합의, 세월호 참사, 한반도 사드배치 등 말도 안되는 정책과 대처로 국민들을 농락했다"고 꼬집었다.


또 "증세없는 복지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담뱃세 등 간접세를 인상해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약속했던 복지는 행방을 모르게 됐고, 우리의 혈세는 복채처럼 쓰였는데, 저희 청소년들은 앞으로 짊어져야 할 정부부채와 폐쇄적 사회구조를 보며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울 뿐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에게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 규명과 공정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면서는 "감성팔이 식의 쇼를 중단하고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대처를 하십시오. 우리는 꼭두각시 공주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개돼지가 아닙니다"라고 일침을 날려 보는 이들을 감탄케 했다.


웬만한 어른보다 똑부러지는 일침을 가한 고등학생의 외침에 대구 지역 시민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여학생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온라인 상에서도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