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정치옥타곤' 캡쳐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오늘(4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에서 사이비 종교 심취 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거두기에는 아직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있다. '최태민 보고서'도 그 중 하나다.
4일 조선일보는 지난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최태민 보고서'를 소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태민 씨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의 계시"라며 "몇년만 참고 기다리시면 여왕이 되실 것"이라 조언한 내용이 나온다.
또 최태민 씨는 박 대통령에게 "친인척 등 외부인을 만나게 되면 부정을 타게 되니 접촉을 피하라"는 조언도 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후 형제 자매를 멀리하고 최 씨와 가깝게 지냈다.
최태민 씨를 통해 어머니 육 여사를 만날 수 있다고 믿은 박 대통령은, 마찬가지로 신의 계시로 최태민 씨가 자신을 돕기 위해 나타났다고 믿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또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유출된 2007년자 버시바우 전 대사의 보고서에는 "최태민 씨가 박 후보(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심신을 완전히 통제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20여년 전부터 정계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태민 씨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퍼진 것만은 분명한 셈이다.
그런데 최태민 씨가 각종 종교를 통합한 신종 종교를 만들었을 뿐더러, 박 대통령에게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고 접근, "신의 계시로 여왕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 야심을 북돋운 점을 고려하면 과연 박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