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 고양이 범인은 '최초 신고자'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묶여 버려진 고양이의 모습 / Facebook '천안유기동물보호소'

[인사이트] 김경빈 기자 = 발이 묶인 채 산 채로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진 고양이 사건이 최초 신고자의 '자작극'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충남 천안 서북 경찰서는 지난 15일 살아있는 고양이의 발을 묶은 뒤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로 27살 김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지난 16일 한 누리꾼은 새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전날 밤 충남 천안 서북구 성정공원 인근 쓰레기장에 3살 고양이가 버려졌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당시 구조된 고양이를 치료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오른쪽 눈 각막 손상과 송곳니 파절, 뒷다리 이상 증상으로 미뤄 지속적인 학대가 의심된다고 했다'고 진단했다.

이후 해당 사건을 먼저 알렸던 누리꾼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공원 인근 모 오피스텔 맞은편 쓰레기장에 전날 저녁 이삿짐을 버리거나 100ℓ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사람을 목격한 주민,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찾고 있다"며 "유기한 사람을 꼭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유기된 고양이를 최초 신고한 누리꾼 김씨 등 일당 2명이 벌인 자작극임이 드러났다.

김씨 일행은 거리를 배회하던 고양이를 판매하려다 잘 팔리지 않자 동물 보호소에 보내기 위해 유기한 뒤 신고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상습적으로 동물들을 무료로 입양 받아 돈을 주고 판매한 정황이 있었던 것을 포착, 관련 사실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발 묶인 채 버려진 고양이 (사진 7장)발이 묶인 채 쓰레기봉투에 담겨 유기된 고양이가 발견돼 경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