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박진영의 수제자 ‘K팝스타’ 버나드 박, 미니 앨범 선봬

ⓒ 연합뉴스

"저는 발라드나 알앤비 장르의 느린 노래만 들어요. 빠른 곡들은 거의 듣지 않아요. 운동할 때도 발라드를 듣는걸요. 저는 느린 노래를 더 느리게 부르는 스타일이에요. 사람들이 걸음걸이도 느리대요.(웃음)"

 

'가수'라는 오랜 꿈이 실현되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한 그는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서 조급함보다는 신중함으로 앞으로의 자신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지난 4월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우승으로 단숨에 이름을 알린 버나드 박(21) 이야기다.

 

첫 미니앨범 '난…'을 발표한 가수 버나드 박을 최근 서울 종로에서 만났다. 가을에 어울리는 발라드곡을 절묘한 타이밍에 들고 나온 그는 "앨범의 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번에 딱 타이밍이 맞게 데뷔한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비포 더 레인'(Before the Rain)을 비롯해 모두 여섯 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꿈을 이루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낸 자신의 곁에서 한결같은 믿음을 보여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발라드곡이다. 작곡가 조규찬이 만든 노래에서는 무엇보다 버나드 박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강조됐다.

 

via SBS /Youtube 

 

"비오는 가을날에 어울리는 노래 같아요. 노래에서 옛날 느낌이 묻어나요. 제가 좋아하는 느낌이죠.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좋은 한국 발라드 노래의 느낌. 미국에 있을 때도 1980~1990년대에 나온 알앤비 노래를 좋아했어요."

 

그는 노래를 주고 가창도 지도한 조규찬에 대해 "뮤지션으로서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며 "선생님께서 제 습관까지 고려해 곡을 쓰셨다고 했다. 또 저의 스타일대로 부르라고 힘도 많이 불어넣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지난 6일에는 수록곡 가운데 '난'이 선공개되면서 화제를 낳았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이 1997년 발표한 노래를 버나드 박의 목소리에 맞게 어쿠스틱 기타와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재해석했다.

 

via JYP /Youtube 

 

"박진영 프로듀서께서 말하듯이 부르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누군가에게 얘기하듯이 노래하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는 이번 앨범 수록곡 전반에 대해 "심플한 노래들이어서 좋다. 가사에 집중해 부르면서 노래에 담긴 감성과 느낌을 잘 전달하고 싶었다. 또 그런 능력이 있는 가수라는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그로서는 한국어 가사에 마음을 담기가 쉽지 않았을 터다. 실제 앨범에 대한 팬의 평가 가운데 '발음이 나아졌다'라는 호평이 눈에 띈다. 그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노래는 기본적으로 계속 연습하는 부분이고, 사실 한국어 가사를 소화하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노래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감성을 끌어내야 하니까요. 발음과 표현 연습을 꾸준히 했죠."  

 

어느새 반년이 지난 'K팝스타' 우승 당시의 기억을 묻자 그는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싶어서 '톱10'까지는 올라가고 싶었지만 그 이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면서 "우승자로 이름이 불리는 순간 정말 꿈 같았고 너무 기뻤다.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돌아봤다.  
 

ⓒ 연합뉴스

그의 생각에는 가장 적절한 시점의 앨범 발표지만 10월의 음악 시장이 신인 가수에게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다. 김동률, 서태지 등 거물급 뮤지션들이 잇달아 앨범을 발표하며 연달아 차트를 장악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난'이 일부 음악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을 펼쳐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부담감은 당연히 있죠. 하지만 선배들이 나온다고 해서 저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마음가짐이 그래요. 최대한 열심히 하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고, 결과도 잘 나오리라는 믿음이 있죠."

 

한 번의 기회를 잡아 우승자라는 '정점'에 올랐지만, 그 결과로 이제 '시작선'에 섰다. 팬의 기대를 날개로 단 만큼 다른 신인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어떤 각오일까.

 

"그동안 오래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이번 앨범이 팬 여러분의 마음에 들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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