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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차기작은 한국에서 심의받지 않겠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소재를 찾고,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촬영을 진행한다. 시나리오는 보통 30~40차례 고쳐 쓴다”며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만 고쳐지는 게 아니라 사상, 의식, 관념도 바뀐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한국에서 심의받지 않겠다" 

 

"영화 만들기는 인생수업이라고 생각해요. 문장을 공부하는 것이고,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겁니다."  

 

김기덕 감독은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가진 좌담회 '아주담담'에서 "시나리오를 자주 고치고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걸 배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로쟈'로 알려진 문화평론가 이현우 씨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일대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소재를 찾고,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촬영을 진행한다. 시나리오는 보통 30~40차례 고쳐 쓴다"며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만 고쳐지는 게 아니라 사상, 의식, 관념도 바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애초에 생각했던 기승전결이 아닌 다른 영화가 된다"며 "애초 발상을 넘어서거나 비켜간다"고 했다.  

 

그는 3대 국제영화제에 참가해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12년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2011년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그가 구현한 탁월한 비주얼은 이 같은 국제적 명성에 기초가 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나쁜남자'(2004), '활'(2005), '숨'(2007) 등의 영화에는 대사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 대신 뛰어난 이미지가 범람한다.  

 

그는 "'파란대문'이 초청돼 베를린영화제에 갔다. 시간이 남아 다른 초청작들을 봤는데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집요하게 화면을 볼 수밖에 없었다. 화면만으로 감독의 메시지와 영화의 의미를 파악해야 했다. 10여 편을 보다 보니 이상하게 훈련이 됐다. 이후에 대사를 최소화하는 '나쁜 남자' 등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과 관련해서는 "한국에서 심의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의위원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싫다. 어떤 방법으로 보여줘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했다.  

 

전작 '뫼비우스'는 두 차례에 걸쳐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고, 편집 과정을 거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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