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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시각장애인이 느낀 공포의 3분

시각 장애인이 서울 용산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뎌 철로로 떨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친 사고가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하철 승강장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연합뉴스

 

시각 장애인이 서울 용산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뎌 철로로 떨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친 사고가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역에는 역무원 23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해 안전 대책 미흡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오전 시각장애인 최모(26)씨는 서울 용산가족공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친구를 만나러 용산역의 서울역 방향 승강장에서 철로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경찰이 승강장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오전 10시 45분경 용산역 4번 급행 열차 승강장에서 최씨가 발을 잘못 디뎌 철로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고 한다. 

 

승강장에서 철로까지의 높이는 약 1.2m, 최씨는 추락 직후 상황에서는 부상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최씨는 바닥을 더듬어 승강장 아래 좁은 공간으로 몸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최씨는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으며 2분 50초가량 깜깜한 틈 속에서 혼자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승강장 좁은 공간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지만 눈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다가오는 위험을 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최씨는 전동차에 치여 머리뼈, 목과 어깨, 갈비뼈가 부러져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담당 의사는 생명에 큰 지장은 없지만 척추신경이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가 난 4번 승강장은 급행열차 선로라 열차가 진입할 때만 사람이 몰리고 그 때만 주의깊게 모니터 하기 때문에 사고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 며 “근무 인원이 충분치 않아 시각 장애인만을 위한 안전요원을 배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승강장에 스크린도어와 안전요원 등 안전장치만 설치되어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해당 승강장에는 그런 대책조차 없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편 현재 코레일이 운영하는 전동차 노선 228개 역 가운데 158개역에 안전문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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