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마, 협회 부주의로 건초 신청시기 놓쳐 타국에 '구걸'
리우 올림픽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김동선이 대한승마협회의 부주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승마 종목에 출전하는 김동선(27·갤러리아승마단)이 대한승마협회의 부주의로 대회 기간 말에게 먹일 건초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우에서 현지 적응훈련 중인 김동선은 5일(한국시간) 올림픽 승마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을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말의 주식인 건초 부족이다.
선수가 밥심으로 운동에 나서듯 말에게는 양질의 건초가 중요하다. 질 좋은 건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리우조직위에 신청해야 한다.
김동선은 그러나 "협회에서 미리 알려주지 않아 신청 시기를 놓쳤고, 질이 매우 안 좋은 건초만 남아있었다"면서 "도저히 말에게 먹일 수 없어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구걸'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선은 또 "대회기간 감독회의를 하는데 저를 지원하는 한화승마사업부 직원이 들어간다"면서 "승마협회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협회 회장선거 후 온다고 하지만 선거가 올림픽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17살로 고령인 제 말은 수의사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한국 팀에는 없어 독일팀에 부탁해 진료를 받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는 말을 끌어주는 사람과 스태프에게도 유니폼이 지급되는데 한국은 안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김동선은 아시안게임 승마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항상 이기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양국의 차이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실력이 떨어지지만 세 종목에 모두 출전하고 팀 규모도 독일, 미국 등 승마 강국과 비슷하다"면서 "한국은 저와 관리사, 한화승마사업부 직원 세명만 와있다. 솔직히 협회에서 해주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삼남인 김동선은 "저처럼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선수라면 어떻게 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될 수준"이라면서 "협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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