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고교 3년 동안 엄마·아빠의 노예였다"는 서울대 신입생의 고백

인사이트(좌) 연합뉴스, (우) Facebook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서울대에 온 저는 엄마·아빠의 노예였어요"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어느 한 16학번 신입생의 고백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16학번 신입생이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자신이 고통스러운 고교 3년을 지나왔지만, 대학에 입학한 지금도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A씨는 "엄마는 제게 공부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길 바랐다"며 "야자를 하면 친구들과 엮인다며 학교가 끝난 뒤 독서실로 데려가 옆자리에 앉혀 공부를 시켰다"고 말했다.


A씨의 엄마는 A씨에게 옷을 사주면 다른 생각이 생길까봐 옷도 사주지 않아 A씨는 3년 내내 교복만 입고 다녀야 했다.


또 A씨의 아빠는 A씨가 자는 동안 일기와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점검하며 다른 길로 빠지지 않는지를 매일같이 감시했다.


엄마, 아빠의 소원대로 A씨는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어느새 엄마, 아빠의 구속에 길들여져 스스로 앞으로의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학창시절 가장 하고 싶었고, 재미있었던 것을 찾아보니 춤과 노래였다"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가야 하는지, 부모님이 원하는 내가 돼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최근 자녀에 대한 부모의 간섭이 심해져 자녀가 대학에 입학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다.


'헬리콥터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극성맞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간섭과 이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자녀들의 어려움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해당 신입생의 글은 1,400개가 넘는 좋아요, 100개의 댓글이 달리며 많은 누리꾼이 신입생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