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벌레 들어간 음식' 주고 나몰라라 하는 대학 기숙사

글쓴이 A씨가 먹다가 찍은 것이 아닌 처음 받은 급식 상태라고 올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급식에서 벌레가 나왔는데도 개선하기는 커녕 나 몰라라 하는 대학교 기숙사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산의 모 대학교 여자 기숙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군산 모 대학교 2016년 한 학기 기숙사비가 식비를 포함해 131만 4,800원으로 이중 식비가 80만원이다"며 "먹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온갖 핑계를 대며 강제로 돈을 걷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학식이 맛없어서 버리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1년 내내 같은 메뉴가 나온다"며 "학교 게시판에 음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올리면 기숙사를 나가라고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 급식의 위생상태였다. A씨는 "밥에서 벌레, 머리카락, 달팽이 등이 수시로 나온다"며 "위생관념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산 모 대학교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몇 년 전 학생들이 만든 기숙사 자치위원회가 먹든 안 먹든 돈을 내겠다고 협의 한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급식 불만에 대해 "교직원도 같은 밥을 먹고 있다"며 "그 가격에 그 정도면 훌륭하진 않지만 가격 대비 가성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열악한 급식 위생상태에 대해서는 "위탁업체에서 기숙사 내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학교에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서를 썼다"며 "조치가 취해진 상태"라고 해명했다.

 


한 누리꾼이 올린 군산 모 대학교 기숙사 경고사항 / 온라인 커뮤니티 

 

불만은 급식뿐만 아니라 기숙사 제도에도 있었다. A씨는 "대청소날에 통과하지 못하면 경고를 줘 새벽 1시까지 못 잔 적도 있다"며 "점호할 때 벽에 기댄다며 경고, 눈 늦게 마주쳤다고 경고 등 말도 안되는 것들로 경고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건 여자 사생들만 해당되는 사항으로 남자 사생들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학생들이 급식이나 기숙사 문제 등으로 학교에 화가 난 상태지만 갈 곳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기숙사 관계자는 "학교가 외진 곳에 있는 등 위험해 여학생에 대한 벌점 제도가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진상위원회를 열어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의 글에는 같은 학교 학생들의 증언이 더해져 논란이 커지고 있어 한 시라도 진상 규명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