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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뚱뚱해져야 돼" 몸집불리기 경쟁하는 미어캣 암컷들

미어캣 암컷들이 자매들 사이에 몸무게를 불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남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는 미어캣은 서서 기웃거리는 모습으로 '사막의 파수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미어캣의 암컷들이 자매들 사이에 몸무게를 불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포유류에서 상대보다 몸집을 크게 키우기 위한 경쟁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과 프랑스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사막에서 미어캣을 관찰한 결과 미어캣이 더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몸집을 키운다는 것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25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미어캣은 50마리 정도가 한 무리를 지어 사는데, 이중 가장 서열이 높은 암컷이 우두머리가 돼 새끼 낳는 일을 도맡는다. 서열이 낮은 다른 암컷들은 우두머리의 새끼를 먹이고 돌보는 일을 한다.

 

미어캣 무리 안에서 서열을 결정하는 것은 '나이'와 '몸무게'다. 우두머리 암컷이 죽으면 우두머리의 장녀가 자리를 잇는데, '언니 미어캣' 보다 몸집이 큰 '동생 미어캣'이 우두머리 자리를 뺏는 일도 있다.

 

연구팀은 미어캣 자매 사이에서 우두머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몸무게 불리기'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무리에서 미어캣 자매를 골라낸 다음 동생 미어캣에게만 삶은 달걀을 하루에 세 번씩 먹이며 몸무게를 불리도록 했다.

 

석달 동안 실험을 진행한 결과, 달걀을 먹여 일부러 살을 찌운 동생 미어캣뿐 아니라 달걀을 먹이지 않은 언니 미어캣도 몸무게가 같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생이 몸집이 커지는 것을 걸 의식한 언니 미어캣이 동생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음식을 많이 먹은 것이다.

 

한편 '우두머리' 자리에 오른 미어캣 역시 '몸무게 불리기'를 멈추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두머리 암컷은 우두머리 자리에 오른 뒤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 3개월 동안 몸무게를 늘렸다. 다음 서열의 미어캣과 몸무게가 비슷할 때도 역시 음식을 많이 먹어 몸무게를 늘렸다. 다음 서열에 있는 미어캣보다 무거워야 오랫동안 우두머리 자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 클러튼-브록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미어캣은 다른 미어캣과 계속 상호작용을 하며 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감시하고 있다"며 "같은 무리에 속한 미어캣끼리는 매일 쫓아다니고 뒹굴며 노는 등 붙어살기 때문에 다른 미어캣이 얼마나 커졌는지, 얼마나 힘이 세졌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포유류 중에도 몸무게를 경쟁적으로 늘리기 위해 애쓰는 동물이 있다는 것을 보이는 첫 번째 증거다. 연구팀은 가축을 비롯해 영장류의 경우에도 '경쟁자'에 따라 성장을 조절하는 전략을 쓰는 동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비슷한 경향이 숫컷들 사이에서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컷 미어캣은 성체가 되면 자란 무리를 떠나 다른 무리에 가 다른 수컷 미어캣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하는데, 수컷 미어캣 사이에서도 무거운 미어캣이 서열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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