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7일(토)

"시장에 공포·피 넘쳐날 때 사라"는데...급락한 AI·반도체주, 사도 될까

코스피 6.02% 급락...외국인 2.8조 팔고 개인·기관은 매수

증권가 "투자 중단 우려 과도"...건설 지연·비용 증가 변수는 남아


공포에 사라는 말은 쉽다. 막상 주가가 곤두박질치면 매수 버튼을 누르기 어렵다. 인공지능(AI)·반도체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그렇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자 증권가에서는 비중을 늘릴 때라는 의견이 나온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과 싸게 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이 맞선다.


뉴스1뉴스1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324.11포인트(6.02%) 내린 5059.69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8% 넘게 떨어지며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6%, 10%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시장에 들어온 돈과 빠져나간 돈의 방향은 달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69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051억원, 기관은 1조6998억원을 순매수했다. 급락을 매수 기회로 삼은 자금도 있었지만 외국인 매물을 모두 받아내지는 못했다.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 이후 커진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다. 전력과 용수 사용, 주민 부담 등을 이유로 신규 건설에 제동이 걸리면 서버와 반도체를 들여놓는 일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반영됐다.


이미 짓는 데이터센터 75%...증권가가 매수 권하는 근거


증권가의 매수 의견은 규제의 영향이 모든 데이터센터에 한꺼번에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이미 짓고 있는 시설과 앞으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장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 완공 예정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75%가 이미 착공 단계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규제 영향이 2028년 이후 착공분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이번 정치발 조정을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했다. 이는 증권사의 분석으로, 개별 사업의 규제 적용 여부가 모두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증권도 투자 전면 중단보다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을 주요 위험으로 봤다. 이경민 연구원은 빅테크의 2027년 자본적지출(CAPEX) 증가율 시장 전망치가 28%로 투자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주가 하락에도 투자 증가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계획 유지해도 납품은 늦어질 수 있다


다만 투자 예산과 실제 집행 시점은 다르다. 빅테크가 지출 계획을 유지하더라도 인허가나 전력 공급이 늦어지면 장비 반입과 가동 일정은 밀릴 수 있다.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투자 총액뿐 아니라 주문과 납품 시점도 실적에 영향을 준다.


ㅅㄴ origin_파랗게멍든증시…개미들속도멍든다.jpg온라인 커뮤니티


따라서 'AI 투자가 계속된다'는 전망만으로 관련주 전체의 저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기존 주문을 바꾸는지, 다음 해 매출로 예상했던 물량이 뒤로 밀리는지에 따라 기업별 실적 영향은 달라진다. 같은 AI 관련주라도 확보한 수주와 매출 발생 시점이 다른 이유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을 중간선거라는 이벤트에서 비롯된 조정으로 보고 반도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하장권 연구원 역시 매수 대응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추격 매수보다 조정 때 나눠 사는 방식을 제안했다. 상승 전망을 유지하는 쪽도 추가 변동성을 전제로 접근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시장 안정책도 주가의 바닥을 보장하는 조치는 아니다. 정부는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신용융자에 대한 증권사의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진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지고, 이 물량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상황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적용 방식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주식 담보유지비율을 140%에서 130%로 낮추되 관리종목과 정리매매 종목은 기존 160%를 유지한다. 키움증권은 장 마감 기준 담보비율이 130% 이상 140% 미만인 반대매매 대상 계좌에 대해 신청을 받아 1일 유예한다. 정부의 규제 면제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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