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내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며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서울공항에서 대규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5일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될 대회의 주요 프로그램과 준비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5월 교황으로 취임한 레오 14세는 이번 방한이 첫 국빈 방문이다. 교황 환영 행사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다.
조직위원회는 안전 문제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장소를 선정했다. 앞서 올림픽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이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결정됐다.
교황 레오 14세 / GettyimagesKorea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는 "교황청 실무진이 직접 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 당국과 협의를 거쳐 확정했다"며 "시민 피해 최소화라는 큰 원칙 아래 안전과 경호, 수용 인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청년대회에는 국내외에서 약 5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영 행사에만 3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조직위는 내다봤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정규 관중 수용 인원은 6만6천여 명에 불과해 경기장 내부와 외부 공간을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그라운드 개방 여부는 시설 관리 주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교황은 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십자가의 길' 행사에 참여한다. 십자가의 길은 청년들이 함께 걸으며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는 의식으로, 이날 행사에는 50만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7일 밤에는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밤샘기도가 열린다. 조직위는 이 행사에 5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회의 마지막 날인 8일에는 파견미사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며, 미등록 참가자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교황 레오 14세 / GettyimagesKorea
가장 많은 인파가 예상되는 만큼 조직위는 공간 규모와 교통 접근성, 통제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서울공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파견미사 직후 자원봉사자들과 마지막 만남을 가진 뒤 공식 대회 일정을 마친다. 대통령 면담 등 국빈 방문 관련 세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경상 주교는 "고통받는 청년들과의 만남이 계획돼 있다"며 "이주민, 구직자, 장애인,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문화권과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청년들을 모아 공존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2014년 한국을 찾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타 종교 지도자들과 면담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당시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과 광화문광장에서 미사가 진행됐다.
역대 교황들이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던 방북 가능성도 관심사다. 이 주교는 교황의 방북이나 북한 청소년들의 대회 참가 가능성에 대해 "조직위가 아닌 정부나 교황청 차원에서 다룰 사안"이라면서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좋은 일이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