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청한 전통 무술 태권도가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단독 등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남북 공동 등재 계획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
지난 2일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북한이 신청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 권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공개했다.
허 청장은 "북한이 2024년 3월 태권도 단독 등재를 신청한 뒤 이재명 정부는 2026년 3월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며 남북 교류와 협력 확대를 목표로 공동 등재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당면한 남북 관계 등 여러 여건 때문에 현시점에서 공동 등재는 사실상 어렵다"며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며 "문화다양성과 인류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각국의 무형유산을 등재해 인류 문화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 보호하고 전승하기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먼저 등재되거나 등재를 신청했다고 해서 해당 유산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확장 등재 또는 단독 등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1월 발표한 '2026년도 주요 업무 계획'에서 태권도의 남북 공동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공동 등재가 성사되면 2018년 씨름에 이은 두 번째 남북 공동 등재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북한의 단독 등재 추진으로 무산 위기를 맞게 됐다.
국가유산청
한편 허 청장은 이날 한국이 신청한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 권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등재 권고를 받으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최종 등재로 이어지는 관례를 고려할 때 한지문화의 등재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북한 태권도와 한국 한지문화에 대한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중국 샤먼에서 개최되는 제2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현재 한국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강강술래, 김치와 김장문화 등 총 23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은 아리랑, 조선옷차림 풍습 등 총 5건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