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가 인간을 언제 공격하는지 밝혀내기 위해 자기 발로 맹독사를 4만 회 넘게 밟은 브라질 과학자의 연구가 공개됐다.
중국 과학 매체 환치우커쉐(环球科学)는 최근 브라질 부탄탄 연구소(Instituto Butantan) 소속 생물학자 주앙 미겔 알베스-누네스(João Miguel Alves-Nunes) 연구팀이 맹독성 살무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독특한 공격 성향 실험 결과를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해마다 8만 1000명에서 13만 8000명이 독사 물림 사고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는다. 브라질 남동부에서 가장 흔한 맹독사 자라라카(Bothrops jararaca) 역시 한 해 수만 건의 물림 사고를 일으키지만,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 공격성이 극대화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알베스-누네스 연구원은 해답을 찾고자 스스로 실험 대상이 됐다. 연구팀은 성별과 연령이 다른 자라라카 116마리를 확보한 뒤 약 2제곱미터 크기의 실험장을 조성했다.
무릎 높이의 특수 보호 부츠에 발포 플라스틱을 덧댄 알베스-누네스 연구원은 뱀과 5센티미터 떨어진 바닥을 밟는 '비접촉 자극'과 머리·몸통·꼬리를 3초 간격으로 가볍게 밟는 '접촉 자극'을 반복했다. 개체당 30회씩 진행된 이 실험에서 그가 발을 내디딘 횟수는 총 4만 480회에 달했다.
분석 결과, 자라라카는 밟히지 않고 근처에 발이 닿기만 해도 공격성을 드러냈다. 특히 어린 개체일수록 공격 확률이 성체보다 2.17배 높았고, 몸집이 작은 암컷일수록 반응이 민감했다. 신체 부위별로는 머리를 밟았을 때 물릴 확률이 44%로 가장 높았으며 몸통과 꼬리는 20% 수준에 그쳤다.
온도 변화도 핵심 변수로 확인됐다. 체온이 오른 암컷 뱀은 공격 빈도가 급증했다. 연구진은 기온이 섭씨 1도 오를 때마다 뱀에 물릴 위험이 28.27% 증가한다는 역학 데이터를 도출했다. 기후변화와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여름철 독사 사고 빈도가 늘어날 수 있음을 실증한 셈이다.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다. 알베스-누네스 연구원은 방울뱀을 대상으로 추가 실험을 진행하던 중 보호 부츠를 뚫은 독니에 다리를 물렸다. 즉시 항독소 혈청을 투여받았으나, 본인이 뱀독과 해독 혈청 모두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15일간 병가를 내야 했다.
연구팀은 방울뱀이 뚫어낸 부츠 소재를 자라라카가 뚫지 못한 점에 착안해 현재 두 어종의 치악력 차이 및 방호 소재 저항력을 비교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알베스-누네스 연구원은 알레르기 발견 이후 직접 접촉 실험에서 물러나 설계와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