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심각한 청년실업과 주거비 부담을 피해 요양원에 입주하는 MZ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한 달에 일정 시간 어르신들과 대화하고 산책하는 봉사활동을 하면 월세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아시아경제가 인용한 중국 다상신문은 푸저우의 한 유치원이 요양원으로 전환된 사례를 보도하며 이러한 현상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유치원 시설이 요양원으로 개조되고, 유치원 교사들이 요양원 인력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발간한 '통계 연보 2026'에 따르면 작년 전국 총 부양 비율은 45.1%를 기록했다. 노인 부양비율은 23.1%, 아동 부양비율은 22%다. 1953년 전국인구조사 통계 이래 노인 부양비가 아동 부양비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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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2억236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9%를 차지했다. 0∼14세 인구는 2억1276만명으로 전체의 15.1%에 그쳐 고령인구보다 1089만명 적었다.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많은 유치원이 폐쇄되는 대신 보육과 노인 돌봄을 통합한 형태의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공간 재편과 함께 인력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노인 돌봄 업계에 진출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 요양원 관리자 양씨는 최근 십 수년간 300명이 넘는 돌봄 전문가를 양성했는데 그중 30%가 1990년대~2000년대생이라고 밝혔다.
양씨는 "젊은 세대의 유입은 업계의 활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노인 돌봄 관련 기술도 중요하지만 직업에 대한 이해와 사명감을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 돌봄은 높은 지식과 전문성을 요구하며 꾸준히 공부해야 개인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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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비용 절감을 위해 요양원에 입주하는 청년들도 증가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요양원에 입주해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산책, 스마트폰 활용법 교육 등의 봉사활동을 하면 임대료를 감면받거나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한 요양원은 월 10시간, 20시간, 30시간 봉사 시 각각 200위안(약 4만원), 500위안(약 10만원), 전액 임대료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곳은 한 달에 30시간, 40시간, 50시간 봉사하면 각각 500위안(약 10만원), 750위안(약 15만원), 1000위안(약 20만원)을 감면해준다. 한 요양원 원장은 "청년 입주자가 늘면서 요양원에 웃는 소리가 많아졌다"면서 "사회복지, 보건, 심리학, 법학 분야의 전문적인 배경을 가진 젊은 인재를 먼저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관광여행에 참여하는 젊은 세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란징뉴스는 최근 이러한 트렌드를 조명하면서 "저렴한 가격과 알찬 일정, 어르신과 함께하며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세대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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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는 158위안(약 3만1000원)을 내고 어르신들과 여행한 경험을 공유하며 "3일 만에 2.3㎏이 빠졌다"면서 "또래들은 모두 조용하고 만나면 핸드폰만 보는데 세상의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니어 여행은 알찬 동선과 가이드 서비스, 식사와 숙박이 모두 포함돼 있어 가성비가 좋고 합리적이다. 특히 SNS용 유명 맛집이 아닌 노인 맞춤형 식단이 제공되는 데다, 어르신들의 짐을 들고 이동을 돕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늘어 만족한다는 평가가 많다.
저장성에 사는 한 여성은 200위안(약 4만원)을 내고 시니어 단체관광을 떠났다가 어르신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삶의 지혜를 얻고 깊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은퇴한 교사나 엔지니어 출신 어르신을 만나면 이웃이나 본인 또는 동료의 자녀를 연인으로 소개해 주기도 해 "어떤 데이팅 앱보다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상신문은 이러한 '세대 간 공동생활'이 노인 돌봄 서비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장기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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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쉐민 저장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전문 간병인이 아닌 청년 거주자들이 안전, 사생활 보호 및 위험 관리 등 문제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웨이완칭 남중국농업대학교 교수는 "외곽 지역 시설은 임대료가 저렴하지만 청년층의 선호도가 낮고, 도심 시설은 접근성이 좋은 대신 높은 운영비가 걸림돌이 된다"며 제반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현지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이 요양원 입주나 시니어 관광 등에 눈을 돌리는 배경을 두고 심각한 취업난, 치솟는 물가 및 주거비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