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AI 모델 광고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다리가 3개인 모델, 인간이 취할 수 없는 자세 등 AI가 만든 엉성한 이미지들이 쇼핑몰에 버젓이 올라오면서 "AI한테 팔려는 거냐"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지난 29일 펑파이신문은 11월 11일 광군제를 앞두고 AI 생성 의류 광고 이미지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진에 AI 생성 표시조차 없다는 점이다.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한 여성 소비자는 "마음에 드는 셔츠를 발견했지만 사진만으로는 실물을 가늠할 수 없어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오바오 등 중국 쇼핑몰에서 AI 모델을 제품 광고에 활용한 모습. / 펑파이신문
다른 소비자는 "AI 사진을 보고 주문한 옷이 막상 받아보니 얇은 폴리에스터 천에 핏도 없고 좌우 대칭도 안 맞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시민은 아예 "AI 흔적이 보이는 여성복 매장은 차단해버린다"고 밝혔다.
상품 사진뿐만 아니라 구매 후기마저 AI로 조작되는 실태도 드러났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5월 일부 쇼핑몰에서 실제 구매자가 찍은 사진 대신 AI가 만든 가짜 후기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던 구매 후기마저 신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반품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한 사진작가는 "AI 모델을 활용하는 매장의 반품률과 고객 불만이 실제 모델을 쓰는 매장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일부 업체들은 원단과 디테일을 정확히 보여주려면 직접 촬영이 필수라며 실제 모델 촬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쇼핑몰들이 AI 모델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다른 사진작가는 "AI 광고 이미지 제작 비용은 실제 모델 촬영 비용의 4분의 1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혼자 여성복 쇼핑몰을 운영하는 한 판매자는 한 중국 매체에 "모델 섭외와 촬영, 보정 작업 때문에 한 달에 수십 종 올리기도 힘들었는데, AI를 쓴 뒤 신상품 등록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규제 강화에 나섰다. 신화망은 지난해 광군제 당시 "소비자권익보호법과 전자상거래법이 허위 광고를 규제한다"며 "AI 모델 남용은 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인공지능 생성·합성 콘텐츠 표시 방법'을 시행해 AI 생성 콘텐츠에 명확한 표시를 의무화했다. 중국 SNS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도 최근 2년간 광고 게시자가 AI 이미지임을 직접 밝히도록 하는 규정을 잇달아 도입했다.
다만 AI 모델 사용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항저우의 한 변호사는 "법은 오해나 혼란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지 기술 자체를 금지하는 게 아니다"라며 "화면 속 모습이 실제 판매 상품과 일치하는지, 판매자가 정보를 왜곡하거나 숨기는지가 판단 기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