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에서 뇌전증을 앓는 쌍둥이 형을 흉기로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장기간 형을 부양하며 겪은 정신적 고통 속에 자살을 결심한 뒤, 자신이 죽으면 형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8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5월 22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 오산시의 한 빌라에서 잠들어 있던 쌍둥이 형 B씨를 흉기로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뇌전증 등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A씨는 형의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생활비를 지원하며 간병까지 오랜 기간 책임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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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직후 A씨는 자살을 시도했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수사 당국 조사에서 A씨는 우울증으로 자살을 결심했으나, 자신이 사망하면 형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수면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일종의 블랙아웃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가치"라며 "이를 침해하는 범죄는 어떤 방법으로도 그 결과를 회복할 수 없어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잔혹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믿고 의지하던 쌍둥이 동생으로부터 범행을 당한 만큼 그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형을 돌보는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어려움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가 있는 형을 실질적으로 부양하는 과정에서 평소 앓던 정신질환으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