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작정 흰쌀밥부터 식탁에서 퇴출하는 식습관이 오히려 만성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교육하는 의사! 이동환TV'는 쌀밥을 향한 오해와 함께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주식 구성법을 짚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 수천 년간 주식 역할을 해 온 쌀밥이 최근 당뇨병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핵심은 쌀 자체보다 밥상 전체의 조화와 가공 탄수화물 섭취 여부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학술 연구 28편 속 153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백미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은 적은 집단에 비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18% 높았다. 그러나 백미 다량 섭취가 심혈관 질환이나 암 사망률을 끌어올리지는 않았다.
일본 다카야마 주민 2만 9,000명을 추적한 역학 조사에서는 쌀을 가장 많이 먹은 남성의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오히려 약 22% 낮았다. 쌀밥을 주로 먹는 이들이 콩류와 해조류, 채소 등 균형 잡힌 반찬을 곁들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 성인 1만 1,801명의 아침 식사를 분석한 데이터에서도 밥과 반찬 3가지 이상을 챙긴 집단의 영양 상태가 가장 우수했다.
반면 아침으로 빵을 택한 군은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이 1.4배, 국수를 먹은 군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1.7배 상승했다. 밥을 배제하면서 빵이나 면, 가공식품으로 허기를 채우는 행위가 신체 대사에는 더 큰 위험을 부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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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대안으로 꼽는 현미 역시 혈당 조절의 만능열쇠는 아니다. 성인 41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7편을 종합한 연구에 따르면, 백미를 현미로 대체했을 때 평균 약 2.2kg의 체중 감량은 확인됐으나 당화혈색소나 공복혈당 수치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밥의 종류를 바꾸는 것보다 밥공기의 3분의 2 정도로 양을 조절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반찬 비율을 늘리는 식단 재구성이 더 유효하다.
전문가가 현미보다 권장한 곡물은 '귀리'다. 귀리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은 장내 점성을 형성해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춘다.
실제 제2형 당뇨 환자 대상 연구에서 귀리 섭취군은 공복혈당이 약 7mg/dL, 혈관 건강의 지표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약 11mg/dL 낮아졌다.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중장년층에게 백미와 귀리 혼식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주의할 점은 귀리의 가공 형태다. 곡물 입자를 잘게 부수고 얇게 누른 인스턴트 오트밀이나 퀵 오트는 소화 효소 접촉 면적이 넓어져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미미하다.
입자가 온전히 유지된 통귀리나 굵은 플레이크 형태를 섭취해야 본래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콩을 섞는 방식 역시 유용하다. 한국 성인 2만 6,600명을 분석한 조사에서 백미에 콩을 섞어 먹은 여성은 백미만 먹은 여성보다 복부비만 위험이 약 21%, 공복혈당 이상 위험이 약 17% 낮았다.
흰쌀밥 특유의 풍미를 포기하기 어렵다면 조리 및 섭취 방식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밥을 지은 뒤 24시간가량 냉장 보관했다가 재가열해 섭취하면, 전분이 노화되면서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는 '저항성 전분'이 늘어나 식후 혈당 반응이 완화된다. 취사 과정에서 전분물을 걸러내는 저당 취사 방식을 병행하는 것 또한 탄수화물 흡수 부담을 낮추는 보조적 수단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