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한적한 도로에서 차량을 막아서며 운전자를 위협한 외국인 일당 중 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과 이천경찰서는 특수협박 및 재물손괴 혐의로 카자흐스탄 국적 일용직 노동자 A(21)씨를 긴급체포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A씨는 같은 국적의 지인 B(25)씨와 함께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 40분쯤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의 한 도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30대 남성과 동승자가 탄 승용차를 차량으로 뒤쫓아 가로막은 뒤 차량 전면부를 발로 걷어차며 위협했다.

경찰은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찍힌 용의 차량 번호판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도 판독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난달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의 정밀 분석을 통해 번호판 숫자 일부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복원된 번호와 차종 정보를 조합해 용의 차량 후보군을 압축한 뒤 탐문 수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용의 차량 번호를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차량을 거래할 때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들을 추적했다. 경찰은 해당 용의 차량의 판매 게시글과 연락처를 확보했고, 전화번호 실사용자의 생활권 주변 CCTV를 분석해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사흘간 A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16일 오후 8시 25분쯤 안성시 인근 다세대주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당시 A씨는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범행에 사용된 차량도 함께 압수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다른 외국인에게 차를 팔려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피해 차량을 거래 상대방의 차로 오인해 뒤쫓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범행한 공범 B씨는 별건의 출입국관리법 위반(불법체류) 혐의로 적발됐다. B씨는 10월 초 이미 강제 추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지난달 18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영상에는 제보자의 차량이 갓길에 역방향으로 정차해 있다가 출발하자 맞은편 차량이 방향을 돌려 뒤따르는 장면이 담겼다.
제보자는 상대 차량이 먼저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줬지만 상대 차량은 제보자의 차량 옆에 멈춰 섰다. 탑승자 2명이 차에서 내려 제보자의 차량 쪽으로 달려들었고, 위협을 느낀 제보자는 곧바로 차를 움직여 현장을 벗어났다.
제보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신원 불명의 외국인 2명이 창문을 내려 무언가 말하다가 갑자고 씩 웃으며 제 차량을 가로막고 뛰어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해 차량 운전자는 뛰어와 차량 보닛 부분을 발로 차고 동승자 외국인은 한 손에 무언가 흉기를 들고 내려찍으려는 듯이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영상만으로는 상대방의 국적이나 손에 든 물체가 흉기였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되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치안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라며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사력을 동원하고 전국 수배를 내려서라도 반드시 범인들을 잡아 엄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공권력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지난달 21일 경기남부청과 이천서는 수사를 재개해 합동 추적을 벌여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여죄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이미 출국한 공범 B씨에 대해서는 적색수배 등 국제사법공조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