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금)

"본인 기록 알리는 괴상한 애도"... 故유지원 '추모런' 거센 반발

지난 11일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결승을 500m 남겨두고 숨진 고(故) 유지원 씨를 추모한다며 자신의 달리기 기록을 SNS에 공개한 참가자가 비난에 휩싸였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러너 A 씨는 자신의 SNS에 "오늘 새벽 러너 유지원 님을 추모하며 내 위치에서 뛰었다"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A 씨는 "러너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유지원 님,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 마음 깊이 애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작성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 씨는 글과 함께 자신이 달린 거리와 시간이 표시된 운동 기록 화면을 공개했다. 기록에는 총 25.01㎞를 2시간 29분 동안 달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게시물이 확산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추모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고인을 애도하면서 자신의 러닝 기록까지 함께 올린 행동에 대한 의도를 의심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애도런이라니 참 기괴하다.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굳이 새벽부터 달리고 운동 기록까지 SNS에 공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애도하고 싶었다면 혼자 조용히 뛰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도 충분하지 않겠나, 본인 기록 알리기인가? 본인의 방식이겠지만 아무리 봐도 괴상하다"라고 비판했다.


인사이트故 유지원 인스타그램



다른 누리꾼은 "내가 유가족이라면 이런 글을 보는 것조차 짜증 날 것 같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유족의 동의도 없이 고인의 이름과 사진을 올리며 SNS에서 계속 언급하는 게 과연 배려하는 행동인지 의문이다. 고인의 부모가 제발 그만해달라고 울며 부탁하는 것 못봤나? 본인에게는 특별한 추모 방식일지 몰라도 유가족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러너는 러너의 방식대로 추모한다는 말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남은 500m를 대신 뛰는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망자의 죽음을 본인 어필에 활용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방식인지 모르겠다. 타인의 죽음을 이용하지 말고 조용히 명복을 빌어주는 게 더 낫지 않겠나"라는 질타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공동 개최한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20대 여성 참가자가 결승선을 약 500m 남겨둔 지점에서 쓰러진 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자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던 유지원 씨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