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금)

"콘돔에 구멍 뚫어 출산율 올리자"... 홍콩 재벌 황당 주장에 '발칵'

홍콩의 대형 부동산 그룹을 창업한 재벌 기업인이 저출생 해법으로 '불량 콘돔 유통 의무화'를 제안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15일 홍콩 매체 홍콩01 등은 중위안그룹 창업자 스융칭이 지난 9일 자신이 창간한 무가지 'am730'에 실은 칼럼 내용을 보도했다. 중위안그룹은 1978년 설립된 부동산 중개 재벌 그룹으로 홍콩과 중국 본토 등 30여개 도시에 2000여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스융칭은 칼럼에서 "콘돔의 등장이 출산율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콘돔 회사가 시장에 내놓는 제품 중 일정 비율을 불량품으로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콘돔 공장의 불량품 비율을 정하면, 구멍 난 콘돔으로 임신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정부는 이 비율 조정을 통해 지역별 출산율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콘돔,콘돔 보관법,콘돔 유통기한,피임,콘돔 지갑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피임이 '하늘의 도리'에 어긋난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성관계를 통해 쾌감이라는 포상만 가져가고 책임은 회피하며 '번식'이라는 최종 목적을 완수하지 않고 있다"며 "콘돔이 발명된 후 사람들은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성관계에 따른 책임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산율 대책이 경제적 지원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보였다.


스융칭은 이 제안이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큰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대손손 이어 온 대가 끊기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면, 향후 인류가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극단적인 대책마저 마다하지 않을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도 스융칭은 비슷한 논리를 전개했다. "최근 중국에서 제기되는 '미혼·비혼·비출산자에게 독신세를 징수해 출산기금으로 쓰자'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며 "자녀를 2명 낳을 때까지 강제로 돈을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1년에도 "청년들이 자녀 2명을 낳은 뒤부터 피임 제품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제안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해당 칼럼이 공개된 뒤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출산을 막는 것은 콘돔이 아니라 높은 집값과 좁은 주거 공간"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은 중국 본토로도 번져 11일 이 주장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홍콩 통계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 등록 건수는 3만 1714건으로 2015년(6만 803건)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연간 0.98명 낳아 '인구소멸국가' 진입한 한국, 2월 출생아 역대 최저 기록했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2025년 중순부터 금년 중순까지 1년간 홍콩의 출생아 수는 2만 9700명으로 집계됐다. 1960년대 통계 작성 이후 출생아 수가 3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예자오후이 홍콩대 사회복지·사회행정학과 석좌교수는 작년 홍콩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5 이하로 떨어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분위기, 높은 양육비, 좁은 주거 환경, 치열한 교육 경쟁이 홍콩인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