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AI 반도체 대장 엔비디아에 이어 글로벌 기업 중 두 번째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는 세계 최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가 전일 대비 0.50% 상승한 342.96달러로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5조 50억 달러(약 6710조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은 장중 6차례 시총 5조 달러를 돌파한 바 있지만 종가 기준으론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5조 3300억 달러(약 7150조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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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1.88% 급락하며 기술주 전체가 부진했지만 애플만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WSJ는 "지난해 8월 말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려놓은 팀 쿡의 15년 재임 기간 성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신임 존 터너스 CEO가 넘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쿡이 CEO로 재임한 15년간 애플 시총은 13배 증가했다. 연간 아이폰 판매량은 약 4배 늘었으며, 서비스 부문 연 매출은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서 1000억 달러(약 130조 원) 이상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쿡 체제에서 선보인 애플워치와 에어팟은 현재 연 300억 달러(약 4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애플은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주주에게 1조 달러(약 1340조 원)가 넘는 금액을 돌려줬다.
WSJ는 애플이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수익성을 지켜왔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메타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는 동안 애플은 기기 판매와 고수익 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것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및 저장장치 반도체 가격이 치솟자 애플은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등 제품 가격을 연이어 올렸다.
WSJ는 "가격 인상이 소비자의 기기 교체 주기를 늦출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애플의 견고한 고객층과 가격 결정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최초 가격 인상 이후 애플 주가는 25% 상승했다"고 짚었다.
다만 애플이 현재의 기업가치를 지키며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면 AI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플은 자체 최신 AI 모델 개발에 난항을 겪었고, 음성비서 '시리'도 오픈AI 챗GPT 등 경쟁 서비스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WSJ는 "AI가 터너스 CEO 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전장이 될 것"이라며 "AI 혁신으로 새 성장 시대를 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람들의 컴퓨터 사용 방식을 이끌어온 애플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