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4명 중 3명이 전세사기 피해자라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사회 진출을 앞두고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던 청년들이 전세사기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사기 피해 인정 건수 4만936건 가운데 20대와 30대가 3만1087건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만738건(50.7%)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1만349건(25.3%)이었다. 특별법 제정 이후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수치다.

20대 피해자의 경우 보증금 2억원 이하 계약이 9908건으로 전체 20대 피해의 95.7%에 달했다.
부동산 거래 경험이 부족하고 목돈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이 다세대·연립주택이나 소형 오피스텔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거래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빌라 왕 사건 등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회초년생을 노린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현황도 청년층 의존도가 두드러졌다. 2025년 기준 전체 가입 건수 27만7988건 가운데 20대와 30대가 18만4153건(66.2%)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총 64조7310억원 중 40조493억원(61.9%)이 청년층 계약에 집중됐다.
다만 청년층의 보증 가입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2023년 20만1947건이던 청년층 가입 건수는 2025년 18만4153건으로 8.8% 감소했다. 전세사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전세 시장 자체를 기피하고 월세로 방향을 트는 청년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제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 사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HUG의 관련 사업 참여 인원은 2022년 약 800명에서 2025년 약 200명으로 75% 급감했다.
그런데도 집행 예산은 같은 기간 2800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사업 방식도 박람회 같은 일회성 행사 위주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일영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자 4명 중 3명이 2030세대라는 사실은 청년층 주거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경고"라며 "전세보증제도가 청년 주거안정에 핵심적인 만큼 실제 수요와 시장 여건을 제대로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세사기는 피해 발생 후 구제만큼 계약 단계 예방이 중요하다"며 "HUG는 행사성 홍보에서 벗어나 선순위채권과 근저당권 확인, 보증 가입 가능 여부 같은 계약 전 위험 판단 정보를 실질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