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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영현 기자 = 지난 주말 전국을 뒤덮은 황사와 미세먼지를 제때 예보하지 못한 기상청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1시 10분께 기상청은 "현재 일부 남부 지방에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다"며 '첫 황사 예보'를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광주광역시 208㎍/㎥, 군산 201㎍/㎥, 안동 195㎍/㎥ 등 남부 지방에서 이미 '매우 나쁨' 수준을 넘어선 시점이었다.
이번 황사가 국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판단해 예보를 빠뜨렸다가 황사가 오고 난 뒤 뒤늦게 '황사가 발생했다'며 통보문에 한 줄을 끼워 넣은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8일 오후 5시 발표한 통보문에서 "중국 만주지역에서 발원한 옅은 황사가 우리나라로 점차 유입되면서 영향을 받아 전국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이겠다"며 9일 날씨를 정확히 예보했다.
기상청에서 자료를 받는 민간업체의 황사 예보가 기상청보다 약 20시간 가까이 빨랐던 것이다.
뒤늦은 기상청의 예보에 황사를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주말 동안 먼지를 온통 뒤집어쓰며 봉변을 당했다.
한편,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가 1,500m 상공에서 바람을 타고 지나가 국내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대기가 안정되면서 먼지가 낙하했다"고 해명했다.
이영현 기자 young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