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수많은 승객을 태운 시내버스를 운행한 중국 국적 버스 기사가 법정 구속됐다.
피고인은 "쉬는 날에만 투약했다"고 주장했지만, 수사 당국의 치밀한 분석 결과 약물 효과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시내버스를 몰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2단독 정진우 판사는 마약류관리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7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진우 판사는 "A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한 사실이 인정돼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국내에서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경기 안산의 한 운수업체 소속 시내버스 기사인 A씨는 지난해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13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의 범행은 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우연히 발각됐다. A씨는 지난해 7월 23일 오전 3시 50분께 시흥에서 안산 집 부근까지 13㎞가량을 혈중알코올농도 0.102%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워두고 잠이 들어 경찰에 체포됐다. 차량 내부를 수색하던 경찰은 '후리베이스'라 불리는 필로폰 흡입 도구를 발견했고, 마약 투약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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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A씨는 SNS를 통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구매해 주거지 주변 차 안에서 투약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처음에 "비번에만 투약해 버스 운행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흡입식 필로폰의 약물 영향이 12시간가량 지속된다는 점에 착안해 투약 시점과 근무 일지를 면밀하게 대조했다.
그 결과 A씨가 투약 후 7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약물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한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11일 오후 11시 30분께까지 필로폰을 투약한 뒤, 이튿날인 12일 오전 6시 5분께부터 8시께까지 약 2시간가량 시내버스를 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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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7월 21일에도 오후 11시까지 투약한 뒤, 다음 날인 22일 오전 5시 50분께부터 6시 45분께까지 시내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7월 11일에는 마약을 투약한 직후인 오전 10시 12분께부터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당시 "개인 차량이나 택시 등의 약물운전 사례는 있었으나, 시내버스의 약물운전은 보지 못한 매우 이례적이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의 안전을 책임지는 대중교통 운수종사자의 마약 투약은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을 떨어뜨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기 검사 외에 무작위 불시 검사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