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수)

"학비만 2.7억"... 세계 0.01% 스위스 명문학교가 227억짜리 '슈퍼요트' 사들인 이유

세계 최상위층 자녀들이 다니는 스위스 명문 기숙학교가 227억원에 달하는 초호화 요트를 해상 교실로 도입해 화제다. 학생들은 지중해와 카리브해를 항해하며 해양 생물학과 재생에너지 기술을 배우고, 직접 요트를 조종하는 특별한 교육을 받는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럭셔리런치스(Luxurylaunches)에 따르면 스위스 롤에 위치한 명문 기숙학교 '르 로제(Institut Le Rosey)'가 1,700만 달러(한화 약 227억 원) 규모의 최신 쌍동선 요트를 교육용으로 도입했다.


길이 28.5m에 달하는 이 요트는 연간 학비가 20만 달러(약 2억 7,000만원)에 이르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해상 교실로, 지난달 모나코 요트 쇼에서 처음 공개되며 관심을 모았다.


인사이트이파라호 / Sunreef


르 로제는 세계 최상위 0.01%에 속하는 부유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루이비통과 디올 등 명품 가방이 일상적인 캠퍼스 풍경만큼이나 교육 방식도 남다르다. 이번에 도입한 슈퍼요트는 그 특별한 교육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27억원짜리 요트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수업


폴란드 요트 제작사 선리프(Sunreef)가 건조한 '이파라(Efara)'호는 르 로제의 4대 교장인 필립 구딘(Philippe Gudin)이 가족과 학생들을 위해 주문 제작한 선박이다.


구딘이 선리프에 의뢰한 두 번째 요트로, 기존 모델보다 친환경 기술을 강화하고 교육 활동에 적합하도록 설계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파라호는 13~16세 청소년 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특별 캠프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요트 내부에는 최대 12명이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메인 데크에는 전용 테라스를 갖춘 오너 스위트가 자리하고, 별도 욕실이 딸린 게스트 캐빈 4개와 싱글 캐빈 1개도 갖췄다. 일반적인 교육 시설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인사이트르 로제 캠퍼스 / Institut Le Rosey


교육 프로그램은 총 2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첫 일주일은 스위스 알프스에서 보내고, 나머지 일주일은 이파라호에 올라 외해를 항해하며 다양한 체험 수업에 참여한다. 학생 1인당 참가비는 1만 6,300스위스프랑(약 2,700만원)에 달한다.


기존에는 길이 31m의 구형 선리프 요트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이파라호는 길이는 다소 짧아졌지만, 최신 친환경 기술과 교육에 최적화된 공간 설계를 갖췄다.


구딘은 모나코 요트 쇼에서 학생들이 매우 특별한 교실에서 배우며 평생 기억에 남을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요트 교체를 통해 연료 소비를 줄이고 환경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학생들이 다이빙과 세일링 등 해양 활동에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이파라호 / Sunreef


이파라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이다. 요트에는 선리프의 최첨단 '솔라 스킨(Solar Skin)' 기술이 적용됐다. 선체에 일체형으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면적만 252㎡에 달하며, 최대 발전 용량은 49kWp다.

여기에 770kWh 용량의 대형 배터리 뱅크를 탑재해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설비는 단순히 요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재생에너지 기술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가 크다.


학생들은 실제 항해 중 태양광 패널이 생산하는 전력량을 확인하고,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전기 추진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본다. 날씨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저장된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직접 관찰하는 것이다. 이는 교과서에서 태양광 발전 원리를 배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인사이트이파라호 / Sunreef


학생들은 재생에너지의 장점뿐 아니라 날씨에 따른 발전량 변화, 배터리 저장 용량의 한계 등 현실적인 문제까지 이해하게 된다.


학교 측은 이러한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미래 에너지 시스템과 환경 문제를 보다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품 호텔 같은 내부... 프로젝터 펼치면 교실로 변신


이파라호의 내부 공간 역시 눈길을 끈다. 메인 살롱은 탁 트인 개방형 구조로 설계됐다. 천연 린넨 소재의 소파와 친환경 목재로 제작한 10인용 식탁, 전용 커피 바 등이 마련돼 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화려한 장식보다는 자연스러운 소재와 절제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초호화 요트임에도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는 휴식과 식사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지만, 접이식 프로젝터 스크린을 펼치면 곧바로 강의실로 바뀐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거나 교육 영상을 시청하고, 항해 중 경험한 내용을 토론한다.


인사이트이파라호 내부 / Sunreef


야외 공간도 교육 활동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넓은 다이닝 공간과 플라이브릿지, 선미의 대형 오션 라운지 등 다양한 공간을 갖췄다.


특히 이파라호의 가장 큰 특징은 접이식 측면 테라스와 유압식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바다에 쉽게 접근하고, 다이빙이나 소형 요트 세일링 등 다양한 수상 활동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구딘은 요트를 주문하면서 학생들이 해양 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넓은 야외 활동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수상 레저 장비와 교육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차고도 별도로 설계했다.


학생들이 이파라호에서 배우는 것은 해양 생물학이나 재생에너지 기술만이 아니다. 실제 요트 운항에 참여하면서 기본적인 항해 기술과 선박 운영 방식도 익힌다.


학생들은 돛과 엔진 동력을 활용하는 항해 원리를 배우고, 대형 요트의 조종 방법과 전자 항해 시스템 사용법을 실습한다.


인사이트이파라호 테라스 공간 / Sunreef


항해 중에는 직접 당직 근무에도 참여한다. 정해진 시간에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동료들과 협력해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돕는 과정에서 책임감과 팀워크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점도 중요한 교육 요소다. 학생들은 서로 다른 생활 습관과 의견을 조율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방법을 배운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도 한다.


해양 환경에 대한 교육도 병행된다. 학생들은 지중해와 카리브해를 항해하며 해양 생태계와 해양 생물의 특성을 관찰하고, 해양 오염과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배운다.


이처럼 직접 보고 경험하는 학습은 전통적인 교실 수업에서 얻기 어려운 현장감을 제공한다.


인사이트요트 세일링 수업을 듣는 르 로제 학생들 / Institut Le Rosey


왕족과 억만장자의 학교... 교육 방식도 특별하다


르 로제 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고가 사립 기숙학교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 보주주의 롤에 위치한 이 학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각국 왕실 구성원과 세계적인 부호의 자녀들을 교육해 왔다. 왕족과 왕위 계승자,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가문의 자녀들이 거쳐 간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간 학비가 약 2억 7,000만원에 이르지만, 전 세계 부유층 사이에서는 명문 교육기관으로 높은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인사이트르 로제 캠퍼스 내부 / Institut Le Rosay


학교의 교육 방식 역시 일반적인 기숙학교와 차별화된다. 스포츠와 예술, 음악 등 다양한 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실제 환경에서 지식을 응용하고 새로운 문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슈퍼요트 교육도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단순히 고급 요트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 과학과 환경 기술, 항해 실습, 공동체 생활을 하나의 교육 과정으로 결합했다.


학생들은 바다를 교실 삼아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첨단 에너지 기술을 체험하며, 동료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운다. 학교 측이 강조하는 것도 요트의 호화로운 시설 자체보다는 특별한 환경에서 얻는 경험과 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