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3일(화)

"833만원 내고 1억 받았다"... 국민연금 초창기 가입자 2만명 육박

국민연금 제도 초창기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보다 10배 이상 많은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생 보험료를 1000만원도 채우지 않고 1억원이 넘는 연금을 수령한 가입자가 2만명에 육박하면서,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3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납부 보험료가 1000만원 이하인데 지급받은 연금 수급액이 1억원을 넘는 사람은 1만9972명에 달했다. 이들은 평균 833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260개월 동안 총 1억1190만원의 연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낸 보험료 대비 10배 이상의 연금 수령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제도 초창기의 파격적인 조건이 자리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국민연금은 1988년 출범 당시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3%의 낮은 보험료율과 70%의 높은 소득대체율로 시작했다. 현재는 10년(120개월) 가입이 수급 자격 조건이지만, 1999년까지는 5년 가입만으로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특례노령연금제도가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가입 초기 소득대체율이 높을 때 가입한 경우와 특례연금을 통해 연금을 계속 받아온 가입자 등 두 가지 경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납부한 보험료보다 받은 연금이 더 많은 가입자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본인이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국민연금을 받은 사람은 최소 326만147명에 이른다. 납부 보험료가 1000만원 이하인 75만8893명 중 20만2486명은 5000만원 이상, 10만4156명은 4000만원 이상, 10만5168명은 3000만원 이상, 12만4938명은 2000만원 이상, 11만8630명은 10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납부 보험료가 10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인 205만9542명 중에서는 129만4563명이 2000만원이 넘는 연금을 수령했다.


이 중 329명은 2억원을 초과하는 연금을 받았다. 2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101만6145명 중 55만5232명이, 3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50만9080명 중 26만8774명이 납부액보다 많은 연금을 수령했다.


4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 구간 31만7526명 중 18만4720명, 5000만원 초과~6000만원 이하 구간 23만268명 중 8만1404명, 6000만원 초과 구간 62만1832명 중 20만5256명이 각각 낸 보험료를 초과하는 연금을 받았다.


연금을 1억원 이상 받은 수급자를 납부 보험료별로 살펴보면 10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 구간이 11만62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0만원 초과 11만1749명, 3000만원 초과 9만8256명, 4000만원 초과 8만6560명, 5000만원 초과 8만1404명, 6000만원 초과 7만1233명, 7000만원 초과 6만2534명, 8000만원 초과 4만6944명, 9000만원 초과 2만4545명 순으로 나타났다. 1000만원 이하는 1만9972명, 1억원 초과는 3518명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민연금은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생 영향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모수개혁 등을 통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로 변경됐다. 그럼에도 국민연금 재정에 대한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국민연금 시나리오별 재정 전망 조사분석 회답서에 따르면 현 제도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2050년 적자로 전환되고 2069년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 정책토론회에서는 소득대체율 43% 지급을 위해 필요한 수지 균형 보험료율이 21.2%에 달해 추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논의 중인 추가 개혁 방안은 가입·수급 개시 연령 상향, 자동조정장치 도입, 사전 국고 투입, 운용 수익률 제고 등이다.


최보윤 의원은 "국민연금이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래 역할을 다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제도로 운영될 수 있도록 수급 구조와 재정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미래세대의 부담까지 고려한 합리적인 연금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