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비혼 선언 이후 부모님의 성화와 자신의 지난 결혼 선택 사이에서 깊은 혼란을 겪는 기혼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기혼 여성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장문의 글을 적었다. 글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명절을 맞아 친정을 찾았다가 서른두 살인 여동생의 깜짝 발표를 마주했다.
여동생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혼 생각은 없고 지금 하는 일과 혼자 사는 집이 좋다"며 확고한 비혼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시 모친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으나, 이후 매일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언니인 네가 동생을 설득해 보라"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친정을 다시 방문한 날에도 두 시간 동안 훈계를 들었다는 A씨는 어머니의 특정 발언 앞에서 입을 열지 못했다. "서른 넘으면 큰일 난다. 나중에 늙어서 혼자 아프면 누가 돌보냐. 너도 그때 엄마 말 듣고 결혼해서 지금 잘 살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A씨 역시 서른 살 무렵 모친의 극심한 재촉을 받았다. 교제 중인 상대가 있었으나 결혼 확신은 없던 상태였다. 그러나 "서른을 넘기면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다"며 매일 눈물을 보이는 모친의 성화를 견디지 못하고 식을 올렸다.
남편은 온순하고 큰 갈등도 없지만, A씨는 남편의 직장을 따라 지방으로 내려가며 직장을 퇴사해야 했다.
홀로 설거지를 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마다 자신이 진정 원한 삶이었는지 모친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었는지 회의감이 찾아왔다. 최근 몰래 준비 중인 사회복지사 자격증마저 모친은 "아이 생기면 쓰지도 못한다"며 핀잔을 줬다.
반면 서른두 살 여동생의 삶은 달랐다. 회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에는 자신의 명의로 작은 아파트까지 마련했다. 주말마다 운동과 여행을 즐기며 독립적인 삶을 구축해 나가는 동생을 보며 A씨는 부러움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모친의 부탁으로 전화기를 들었지만 끝내 동생의 번호를 누르지 못했다. 동생에게 "결혼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거짓말 같았고, "결혼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온 자신의 선택을 통째로 부정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생으로부터 "언니, 엄마 때문에 힘들지? 나 때문에 미안해"라는 메시지를 확인한 A씨는 버스 안에서 눈물을 쏟았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엇갈린 시선을 보냈다. 대다수 네티즌은 "자신의 불안을 자녀에게 투사해 인생 경로를 강요하는 부모의 가스라이팅"이라며 "이미 자립 능력을 갖춘 동생의 삶을 언니가 지켜줘야 한다"고 글쓴이를 응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부모 세대 입장에서는 혼자 남겨질 자식의 노후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현실적인 조언일 수 있다"며 모친의 심정에 공감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