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부정행위 정황을 잡으려고 차량 안에 몰래 녹음 장치를 둔 4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8)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2일) 밝혔다.
A 씨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끝에 부정행위의 증거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7월 아내가 운행하는 차량 내부 등에 소형 녹음기를 몰래 숨겨두고 타인 간의 사적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청취하거나 녹음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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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양형 과정에서 사건의 배경과 수집된 대화의 성격을 함께 살폈다.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동기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고 불법 녹음한 파일을 외부로 유출한 흔적이 확인되지 않은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한 위법성 자체는 무겁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사자 동의 없이 타인의 대화를 엿듣고 기록하는 행위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자기술의 발달로 사생활 비밀 침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회적 현실을 고려할 때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피해자인 아내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사정 등을 두루 감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