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월)

"배가 너무 고파요" 고시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당직 때 먹을 간편식 들고 달려간 공무원

전남 광주 북구의 한 공무원이 사흘간 굶주린 50대 남성을 위해 당직 근무 중 직접 음식을 전달한 사연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 북구는 이희정 북구청 복지정책과 복지정책팀장이 지난달 20일 당직 근무 중 겪었던 일을 공개했다. 이 팀장은 당일 당직을 서던 중 북구 중흥동의 한 고시원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로부터 긴급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전화 통화에서 "사흘을 굶었는데 배가 너무 고파요"라며 절박하게 도움을 청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A씨의 목소리에는 장기간 식사를 하지 못한 사람의 고통이 그대로 묻어났다.


Welfare_worker_delivering_food_s…_20261012092836.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 팀장은 A씨가 쓰러질 수 있다는 우려로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당직 중 먹으려고 준비해둔 빵과 우유, 컵라면을 챙겨 들고 곧바로 고시원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내내 A씨와 통화를 이어가며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고시원 앞에서 만난 A씨는 오랜 굶주림 탓에 힘없이 걸어 나왔다. 이 팀장은 준비한 음식을 A씨에게 건넸고, 추가 지원을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정철욱 동부시장 알리미봉사단 사무국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정 사무국장은 사정을 듣고 즉시 인근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A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도움의 손길에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팀장은 기초생활보장 수급비로 생계를 유지하는 A씨가 다시 굶주리는 일이 없도록 북구가 운영하는 무료 급식 공간 '모두의 한끼, 같이라면'을 안내했다. 북구와 동부시장이 무등사회종합복지관에서 함께 운영하는 이 공간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라면과 반찬을 먹을 수 있다.


이 팀장은 "공무원이기 이전에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구라도 그 전화를 받았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것"이라며 "공무원으로서도 A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