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공공기관에서 신규 직원들이 연이어 조기 퇴사하며 재활 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심지어 입사 다음 날 그만두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12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7월 7일 한꺼번에 채용된 직원 22명 중 14명이 8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퇴사율이 약 64%에 달한다.
이날 채용된 직원 대부분인 17명은 함께한걸음센터, 1342 용기한걸음센터 같은 현장 재활·상담 부서로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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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마약 상담전화(1342) 센터에 배치된 직원 1명은 입사 하루 만에 사표를 냈다. 경남 함께한걸음센터로 간 또 다른 직원은 나흘 만에 퇴사했다.
2025년 전체 퇴사 현황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계약직 포함 퇴사자 49명 중 35명(71%)이 입사 1년도 채우지 못했다. 이들 중 재활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함께한걸음센터와 중독재활팀 소속이 29명(59%)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올해(2026년) 1~8월에도 퇴사자 27명 가운데 15명(56%)이 재활 관련 부서 출신이었다.
2024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해 9월 23일 입사한 8명 중 재활 부서 정규직 신입 7명 가운데 6명이 결국 직장을 떠났다.
마약 중독 재활 업무는 중독자와 오랜 기간 신뢰를 쌓으며 상담·관리하고 사회복귀를 돕는 전문 영역이다. 담당자가 수시로 교체되면 전문성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재활 중인 중독자가 새로운 상담자와 계속 관계를 맺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퇴사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5년 퇴사자 49명 가운데 42명(86%)의 퇴사 사유가 그저 '개인 사유'로만 기록돼 있었다.
허 의원실은 "감정노동 강도, 급여 수준, 교대근무 부담 등 구체적인 퇴사 요인이 전혀 파악되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허종식 의원은 "마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재활 시설을 확대하고 있지만, 같은 날 뽑은 직원 절반 이상이 1년도 못 버티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재활 시스템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퇴사 원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보수 체계, 근무 환경, 심리 지원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