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9일(금)

"나 퇴사할까...?" 인생 중대 결정도 AI에 조언구하는 이용자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정서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국민이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I의 조언에 따라 퇴사나 이별 같은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린 이용자가 5명 중 1명꼴로 나타나 새로운 정신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생성형 AI 이용에 따른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 결과, 최근 한 달간 AI를 사용한 15~79세 1019명 중 701명(68.8%)이 정서적 목적으로 AI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용자들의 AI 활용 패턴은 처음에는 학업이나 업무, 정보 검색 등 실용적 목적(81.3%)에서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을 나누는 대상으로 역할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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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AI 이용자 절반 이상(54.4%)은 일상 대화나 말동무 상대로 활용하고 있었고, 감정적 교감이나 위로를 받기 위해 사용한다는 응답도 48.4%를 기록했다. 정신건강이나 심리상담 용도로 AI를 찾는 비율도 44.1%에 달했다.


정서적 목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언제 어디서든 즉각 대화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8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소문날 염려가 없어서'(71.9%), '사람에게 말하기 꺼려지는 주제라서'(70.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도한 AI 의존 현상도 함께 드러났다. 정신건강이나 심리상담 목적으로 AI를 이용한 사람 중 23.4%는 현실에 집중하려 해도 AI와의 대화를 계속하는 증상을 보였다. 수면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는 응답도 15.1%에 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스로 정신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답한 응답자의 33.9%는 AI의 답변을 근거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자가 진단하거나 의학적 판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건강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9.3%)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15~18세 청소년층의 AI 정서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청소년 응답자의 69.2%가 정서적 목적으로 AI를 사용했으며, 주변 사람보다 AI에 더 의존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51.7%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백종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실과 가상, 사람과 AI의 경계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새로운 정신건강 문제에 대비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