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의 대표적인 보행 명소로 자리 잡은 잠수교가 완전한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거듭난다. 1976년 개통 이후 50년간 이어져 온 차량 통행이 영구 중단되며, 시민들을 위한 문화·휴식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8일 서울시는 26일부터 잠수교와 용산구 잠수교 북단 지하보차도의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한다고 밝혔다.
잠수교 문화 공간 조성 및 접근성 개선 공사를 위한 조치다. 이번 통행 차단은 축제나 행사를 위한 일시적 조치가 아니라 영구적인 변화다. 서울시가 2027년 하반기까지 잠수교를 보행교로 완전히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26일부터는 자동차로 잠수교를 건너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14일 오후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2026차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태양을 피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날 낮 기온은 서울 30도 등 전국이 25도에서 31도를 보였다. 2026.6.14/뉴스1
차량 통행이 중단되면서 잠수교 양방향의 반포한강공원·세빛섬 버스 정류장도 함께 폐쇄된다. 잠수교를 경유하던 시내버스 405번과 740번은 앞으로 반포대교를 지나는 노선으로 변경된다. 잠수교를 이용하던 일반 차량들도 반포대교 등 인근 한강 다리로 우회해야 한다.
서울시는 공사 기간 동안 잠수교에 보행 데크 22곳을 설치하고, 공연장과 휴식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녹사평대로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도 개선된다. 잠수교 북단 지하보차도는 보행자 전용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잠수교 남단에는 회전교차로 신호등과 횡단보도 1곳이 새로 들어선다.
서울시는 잠수교 차량 통행 중단이 주변 교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잠수교의 하루 평균 교통량은 2만252대로 집계됐다. 다른 한강 다리들의 하루 평균 교통량이 10만대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잠수교 보행교 전면 전환 이후 조감도 / 서울시
잠수교 하루 평균 교통량은 2016년 1만4389대에서 2021년 2만2887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등 보행자 중심 행사가 정기적으로 개최되면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다만 하루 2만대 규모의 차량이 주변 도로로 흩어지는 만큼,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 혼잡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1976년 준공된 잠수교는 당시 '안보교'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유사시 군 병력과 물자를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빠른 복구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다른 한강 다리와 달리 수면 위 2.7m 높이로 낮게 건설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1982년 잠수교 바로 위에 반포대교가 완공되면서 국내 최초의 2층 교량 구조가 완성됐다. 이후 잠수교는 한강 수면과 가까운 위치와 반포대교 아래 그늘을 활용한 산책·자전거 명소로 시민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잠수교 전면 보행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내년 하반기 공사가 마무리되면 잠수교는 공연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보행·문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자동차 통행을 임시로 차단하고 진행했던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도 올해를 끝으로 새로운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6일 시작된 하반기 축제는 25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