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9일(금)

두 아이 키우며 7년간 시어머니 간병까지... 생활비 40만원 받던 아내가 이혼 결심한 사연

30년간 결혼 생활을 하며 두 자녀를 키우고 시어머니 간병까지 도맡았지만, 남편으로부터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만 받아온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지난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방송에서 결혼 30년 차인 A씨의 상담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지금도 남편을 소개해준 동네 할머니를 원망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혼기를 놓쳤다는 주변의 압박에 떠밀려 선을 보고 결혼에 골인했다. 남편이 준 생활비는 한 달에 40만원뿐이었다. A씨는 "그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기 어려워 밤에는 공장에 나갔고, 마트와 식당, 요양원에서 일했다"며 "생활비가 80만원으로 늘어난 것도 결혼한 지 20년이 한참 지나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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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7년 가까이 간병한 것도 A씨였다. 남편은 A씨와 자녀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남편이 던진 냄비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린 적도 있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한 A씨는 자녀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남편이 찾아올까 두려워 전입신고도 하지 못하고 숨어 살았고, 그렇게 6년이 흘렀다.


A씨는 이혼을 결심하고 재산 상황을 확인했다. A씨 명의의 재산은 통장에 있는 몇백만원이 전부였다. 반면 남편 명의로는 집과 상가가 여러 채 있었으며, 일부는 타인 명의로 돌리거나 처분한 상태였다.


A씨는 "30년간 살림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웠으며 시어머니 병수발까지 들었는데 재산이 아무것도 없어 억울하다"며 "내 명의로 된 재산이 거의 없어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이혼 소송 시 남편에게 주소를 알리지 않고 진행할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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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수진 변호사는 이에 대해 "남편이 생활비를 현저히 적게 준 것은 부양 의무 위반"이라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생활비 부족만으로 이혼 청구가 인정되려면 경제적 능력 대비 생활비가 현저히 부족했고, 장기간 지속됐으며 이로 인해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났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욕설과 폭행을 함께 주장하면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A씨가 집안일을 전담해 남편의 재산 유지나 증가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며 "생활비를 직접 벌어 충당했기 때문에 간접 기여를 넘어 직접적인 재산 형성 기여로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약 30년간 가사와 육아, 시부모 봉양, 직접 소득 활동을 통한 생활비 보전 등을 고려하면 A씨 기여도는 50% 내외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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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재산을 타인 명의로 돌려놓은 경우에 대해서는 "그 실질이 명의신탁이라면 해당 재산도 분할 대상"이라며 "남편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면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재산을 증여하거나 이전했다면,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주소 노출 우려에 대해서는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왔다면 주민등록 열람 제한을 먼저 신청하는 게 좋다"며 "이혼소송 과정에서는 현재 주소가 상대방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법원에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소장에 기재하는 원고의 주소나 송달장소를 변호사 사무실로 지정할 수 있어 남편에게 주소가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