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9일(금)

토요타 안방 日 택시 시장에 '현대차 넥쏘' 등장... 수소차 점유율 11% 달성

일본 나고야 시내를 달리는 택시 사이에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등장했다.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오랫동안 장악해 온 일본 택시 시장에서 현대차가 새로운 판매처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판매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차량 선택에 까다로운 일본 택시업계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4월 일본에 출시된 '디 올 뉴 넥쏘'는 지난 8월까지 총 20대가 등록됐다. 고객 인도를 앞둔 물량까지 포함하면 35대다.


인사이트일본 현지 택시 업체 차고지에 세워진 디 올 뉴 넥쏘 택시 / 현대자동차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 집계 기준 같은 기간 현대차의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약 11%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택시 수요다. 전체 35대 가운데 22대가 도쿄와 아이치 지역의 택시 사업자에게 공급됐거나 인도를 앞두고 있다.


일본 택시 시장은 토요타 등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오랫동안 주도해 온 영역이다. 장시간 운행에 따른 차량 내구성과 유지비, 승객 편의성 등을 중요하게 따져 수입차 브랜드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이 시장에 내세운 경쟁력은 긴 주행거리와 개선된 내구성이다.


일본 택시는 연간 약 5만~10만km를 운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도심 정체 구간을 오가며 출발과 제동을 반복하는 만큼 차량의 신뢰성과 운행 효율성이 중요하다.


인사이트일본 나고야 시내에서 디 올 뉴 넥쏘 택시가 운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디 올 뉴 넥쏘는 1회 수소 충전으로 국내 기준 최대 7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일본에서 발표된 WLTC 기준 주행거리는 1014km에 달한다. 측정 기준이 달라 수치에 차이가 있지만, 장거리 운행이 잦은 택시 사업자에게 주행거리는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정격출력도 기존 모델보다 11% 높아진 94kW로 개선됐다. 고전압 배터리 출력은 40kW에서 80kW로 두 배 늘렸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스택의 취약 부분을 보강하고 전해질막 손상을 방지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도심 정체와 장시간 공회전 등 실제 운행 환경을 고려한 가혹 조건에서도 내구성을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신형 넥쏘는 기존 모델보다 넓어진 2열 공간과 510L의 트렁크 용량을 갖췄다. 여행용 대형 가방이나 골프백 등을 실을 수 있어 관광객 수송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일본 판매 모델에는 정전이나 재난 발생 시 차량에 저장된 전력을 주택이나 가전제품에 공급하는 V2H(Vehicle-to-Home) 기능도 기본 적용됐다.


인사이트일본 나고야 시내에서 디 올 뉴 넥쏘 택시가 운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현지 정부의 수소차 보급 정책 역시 현대차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도쿄도는 'TOKYO H2'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6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택시 사업자에게는 연간 최대 130만엔 한도로 LPG와 수소의 연료비 차액을 지원한다.


아이치현도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25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차량 한 대당 350만엔의 구매 보조금과 수소 1kg당 576엔의 연료비 보조금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러한 정책을 활용해 현지 택시 사업자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현지 택시 업체와 협력해 넥쏘 택시 7대를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 의전 차량으로 지원했다.


나고야역에 마련된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도 넥쏘가 투입됐으며, 지역 호텔 이용객들이 직접 차량을 타볼 수 있는 승차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인사이트일본 나고야역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 세워진 디 올 뉴 넥쏘 택시 / 현대자동차


현대차 관계자는 "내구성과 편의성에 민감한 일본의 택시업계가 디 올 뉴 넥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넥쏘 택시가 수입 승용차 및 수소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긍정 평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