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자택에 설치된 전자감독장치를 파손했으나, 보호관찰소가 이를 엿새나 지나서야 파악한 사실이 확인됐다. 실시간 위치 추적과 관리가 핵심인 전자감독 시스템의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나면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실이 법무부와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난해 6월 3일 오전 11시 28분경 경기 안산시 자택 안방에 설치된 재택감독장치의 외장 안테나를 부쉈다. 판결문에는 조두순이 "안테나가 내 뇌에 전파를 쏜다"는 망상 때문에 장치를 파손한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안테나가 파손되면서 재택감독장치의 LTE 통신 신호 세기가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담당 보호관찰관은 6일이 지난 같은 달 9일에야 주거지를 방문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신호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즉각 조치해야 할 모니터링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11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서 첫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조씨에게 야간외출 제한명령을 어긴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2024.3.11/뉴스1
조두순의 전자장치 관련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외출 제한 위반 4건, 재택감독장치 손괴 2건 등 총 6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지난해 5월에도 장치 덮개를 훼손하려다 장치가 정상 작동해 미수에 그친 바 있다.
수원고법 형사1부는 지난 6월 조두순의 전자장치 부착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된 징역 8개월과 치료감호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조두순은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성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20년 12월 출소했다. 출소 후에도 2023년 12월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위반해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는 등 수차례 법률을 위반해왔다.
전자감독장치는 출소한 고위험 성범죄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재범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신호 이상이 감지됐음에도 엿새 동안 현장 확인조차 이뤄지지 않은 이번 사건은 관리·감독의 심각한 공백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전자감독 시스템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상 신호 발생 시 즉각 출동하는 대응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