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WSJ "테슬라와 '로봇의 미래' 놓고 경쟁하는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대자동차를 테슬라와 함께 '로봇의 미래'를 놓고 경쟁할 자동차 회사로 주목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는 동안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 사업을 계속 키우면서 여기서 확보한 수익과 제조 역량을 로봇·자율주행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WSJ는 최근 '테슬라와 로봇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자동차 회사(The Carmaker Vying With Tesla to Conquer the Robot Futur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GettyImages-2295922853.jpg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 GettyimagesKorea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봇 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운전대와 페달을 없앤 로보택시 '사이버캡'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택한 경로는 다르다.


자동차 사업을 줄이는 대신 오히려 더 많은 신차를 내놓고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동력원을 다양화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합쳐 100종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선보인다. 기존 자동차 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과 제조 역량을 로봇과 자율주행에 투입하는 구조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를 상용화한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산업 현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 양산을 추진하는 동시에 2028년까지 미국에서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이미 현대차의 실제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검증을 시작했다. 프로토타입 아틀라스는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자동차 부품을 옮기고 정렬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현대차그룹은 검증 범위를 확대해 2028년부터 실제 생산 공정에 산업용 아틀라스를 투입할 예정이다.


Multiple Atlas robots complete tasks in the RMAC training center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내 RMAC에서 자동차 부품 작업을 훈련하고 있다. / Boston Dynamics


자동차 공장은 현대차가 다른 로봇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로봇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해 데이터를 쌓을 수 있어서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시설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과 현대글로비스의 물류망까지 연결할 수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비슷한 전략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에 공급할 로보택시를 올해 4분기부터 인도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동시에 소프트웨어중심차(SDV)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첫 양산 SDV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image.png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WSJ가 현대차를 테슬라의 경쟁자로 지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많은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미래 사업의 방향을 다시 잡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자동차 사업과 로봇 사업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가 로봇과 로보택시의 성공에 미래 성장성을 강하게 걸었다면 현대차는 자동차를 계속 판매하면서 얻은 현금과 제조 경험을 로봇 산업에 투입하는 전략이다. 


결국 두 회사가 노리는 시장은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자동차와 로봇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이른바 '피지컬 AI' 시장이다.


현대차가 가진 무기는 로봇 기술만이 아니다. 수십 년간 자동차를 대량생산해 온 공장과 공급망, 개발한 로봇을 곧바로 시험할 수 있는 산업 현장까지 갖추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를 따라 전기차를 만들던 경쟁은 이미 오래됐다. 다음 승부처는 로봇과 피지컬 AI다. WSJ가 그 무대에서 테슬라의 경쟁자로 주목한 자동차 회사가 현대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