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일)

조희대 대법원장, 국감 증인 불출석 "사법권 독립 침해" vs 민주당 "발언 번복"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권 행사에 관한 증언 요구가 삼권분립 원칙과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던 발언과 상반된 행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국회 법사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앞서 법사위는 범여권 주도로 조 대법원장을 '대법관 제청 장기 미이행으로 인한 위헌 상태' 관련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인사이트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6.9.29/뉴스1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반영된 삼권분립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감사의 권력분립 상 한계를 벗어날 뿐 아니라,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과 답변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국회법 제121조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은 "제청권자인 대법원장이 후보자 신상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인사에 관한 민감한 사항이나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도 관련된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며, 대법원장과 대통령 간 협의는 헌법상 권한에 속하는 사안으로 국회 증인 출석을 통해 공개할 성격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현재 제청권 행사와 관련해 고발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향후 수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관련 수사 가능성 역시 불출석 사유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 공지를 내어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 사유서 제출 사실을 알리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직접 '국정감사를 통해 얘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정작 국정감사 일반증인 출석 요구를 받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은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번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가 보장하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헌법기관 간 상호 존중을 말하며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수사 가능성만으로 불출석한다면 고발된 모든 공직자가 국정감사를 회피할 수 있다는 논리가 되고, 이는 국정감사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선례가 된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거부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헌법·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규명을 위해 증인 채택을 추진해 왔다.


조희대 대법원장 / 뉴스1조희대 대법원장 / 뉴스1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에서 재제청하라고만 왔고, 대법원 공식 입장을 결론만 드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반 증인 자격 출석은 거부하되, 기관장 인사말만 진행하면서 재제청 요청 거부 사유 등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회와 대법원 간 헌법적 충돌 양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증인 출석을 거부한 채 기관장 자격으로만 참석할 경우 여권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