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일)

"만취자 버스에서 보호"... 서울시, 주취자 대응 '세이프 버스' 검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만취해 쓰러진 시민을 경찰관이 부축해 파출소로 옮기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역 순찰에 공백이 생기고, 정작 긴급 응급 상황에 대응할 인력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가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이동형 보호시설' 카드를 꺼내 들었다.


4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만취자를 일시 보호하는 '서울형 세이프 버스(Safe Bus)'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대형 저상버스를 개조해 내부 침상을 마련하고, 경찰관과 응급구조사가 함께 탑승해 비응급 만취자를 일시 보호하는 방식이다. 응급환자가 아닌 만취자를 현장에서 바로 보호함으로써 경찰의 업무 부담을 덜고 지역 순찰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 같은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에는 급증하는 주취자 신고가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취자 관련 112 신고는 2021년 30만 456건에서 지난해 40만 6469건으로 4년 새 10만 6013건(35.3%)이나 늘었다.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 신고가 집중되면서, 당직 경찰관 소수가 한두 명의 만취자를 보호하느라 다른 치안 현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현재 서울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적십자병원, 서울의료원, 동부병원, 보라매병원 등 5곳에 주취자응급의료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 이용 건수는 2024년 1360건에서 지난해 1940건으로 42.6% 증가했고, 올해 1~5월에는 86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624건)보다 38.6% 늘었다. 그러나 이들 센터는 치료가 필요한 응급 주취자를 전담하기 때문에, 단순 비응급 만취자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세이프 버스는 바로 이 틈새를 노린다. 의식은 있지만 만취로 판단력과 의사 능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는 비응급 만취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의료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는 기존 응급 이송체계로 즉시 연계하고, 그 외 보호조치가 필요한 만취자는 버스 내부 침상에서 일시 보호하는 형태다. 경찰관과 응급구조사가 상주해 안전을 확보하며, 비상시에는 병원 이송까지 연계한다.


서울시 자치경찰운영과 관계자는 뉴스1에 "주로 저녁이나 새벽 시간에 보호조치가 이뤄지는데 당직 쓰는 경찰관분들이 사실 몇 분 안 계신다"며 "한두 분을 보호하느라 지역 순찰 등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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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세이프 버스는 아직 구상 단계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이나 예산, 세부 운영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버스 운영 시간대, 거점 노선, 인력 배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아울러 만취자 보호를 경찰의 고유 업무로 볼 것인지, 사회적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이프 버스가 실제로 도입될 경우 야간 유흥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운행될 가능성이 크다. 홍대, 강남, 이태원 등 주취자 신고가 집중되는 지역에 우선 투입해 효과성을 검증한 뒤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경찰 인력의 효율적 배치와 시민 안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