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8일(목)

우크라 전쟁영웅 "李대통령, 젤렌스키 위협할 처지 아니다" 발언 논란

우크라이나 전쟁 영웅으로 알려진 전직 장교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협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 문제로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아조우 여단 참모장을 지낸 보흐단 크로테비치 예비역 중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한국 대통령은 누구를,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협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며 "기분 나쁘게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한국이 공격당할 경우 한국의 몇 안 되는 진짜 동맹 중 하나로 판명 날 수도 있다"라며 "오늘날 현실이 분명히 보여주듯 위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동맹이 아니라 실제로 옆에 있어 줄 진정한 동맹을 갖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북한의 실제 군사 행동이나 도발보다 '계엄령'이라는 용어가 한국인들을 더 두렵게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한-우크라이나 간 불거진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둘러싼 마찰에서 비롯됐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7.8/뉴스1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전격 공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포로 가족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비공개하기로 사전 합의했던 사항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의 설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맞섰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2일 엑스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사실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크로테비치의 글이 올라오자 해당 게시글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국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동맹을 맺기 위해 뭘 했냐", "제발 한국을 전쟁에 끌어들이지 말라", "계속 이러면 무기는커녕 돈 한 푼 못 받을 것" 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인사이트보흐단 크로테비치 엑스 계정 캡처


크로테비치는 2014년 아조우 민병대에 입대한 뒤 2022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항전으로 이름을 알린 우크라이나의 대표적 전쟁 영웅 중 한 명이다.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후 복귀했으나 올해 군 지휘부와의 마찰 끝에 퇴역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엑스에 한글로 "북한은 가장 전투력이 강한 부대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냈다"며 "1945년부터 소련 공산주의 정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분단을 영원히 끝낼 수 있는 대한민국의 기회"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동안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과 비살상 군수물자를 제공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북한군 포로 공개에 따른 입장 차와 이에 이어진 우크라이나 측 인사의 자극적인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양국 간 무기 지원을 포함한 외교적 협력 관계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