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8일(목)

北 김여정 "韓日, 미사일 궤적 놓쳤다... 우리의 완벽한 타격 피할 방법 없어"

북한이 3일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당일 전격 공개하며, 한국과 일본 군당국이 미사일 궤적을 제대로 추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남·대미 담화를 주로 담당해 온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발사 12시간여 만에 직접 발표 주체로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행보다. 북한은 자체 개발한 특수 비행 방식으로 한일 탐지망의 한계를 노출시켰다며 기술적 우월성을 과시했다.


김 부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오늘 새벽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전략무기 발사훈련이 진행되었다"라며 "훈련에는 중거리전략미사일이 사용되었고, 특수한 사명을 전임하고 있는 화력 구분대의 훈련을 국가수반이 직접 참관하였다"라고 밝혔다. 국가수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리킨다.


김여정 / 뉴스1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 뉴스1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30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700㎞ 이상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은 비행거리를 약 680㎞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16번째 미사일 도발로, 한미 정보당국은 정확한 제원에 대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김 부장은 한일 군당국의 탐지 결과를 "흥미로운 수자"라고 비꼬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이미 4차례나 이와 유사한 경우를 목격했으며 결론적으로 우리가 보유한 미사일들의 특수한 비행방식의 우월성이 현실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매번 파도식 비행궤도 방식을 적용했을 때 적들은 1차 도약점 이후부터는 목표를 소실했다"라며 "하강 단계에서 궤적의 연장선을 그으면 적이 발표하는 사거리의 숫자와 비교적 유사한 숫자가 얻어지게 된다"라고 밝혀 한일 당국이 전체 궤적을 추적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지구 곡률로 인한 탐지 한계를 설명하는 한일 당국의 입장에 대해서도 "구차한 변명"이라며 "사실상 이것은 우리 미사일 능력의 완벽성에 대한 증명이자 가장 과학적인 검수지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사일의 속도를 알아야 한다. 저고도에서 비행궤도 변경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도입했다고 한 우리의 발표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다시 말하면 이 타격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위협했다.


또한 김 부장은 "미사일총국 대표들은 국가수반에게 최근에 도입한 기술로 최소 4가지 비행궤도 방식을 목적과 대상에 따라 설정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라며 "국가수반은 이러한 기술력은 최소 수년간은 세계의 그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다는 확신을 표명하였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저고도 비행궤도 변경 능력을 언급한 점으로 미루어, 이번 발사체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해 레이더 탐지를 어렵게 만드는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6나' 계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사이트북한이 지난달 2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 뉴스1(평양노동신문)


이번 도발은 서부전선 25사단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으로 우리 군 장병 3명이 중상을 입은 것과 관련,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지 사흘 만에 감행됐다. 김여정 부장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 등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일축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전면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성과를 홍보하던 관행을 깨고 당일 공개를 감행한 점, 김여정 부장이 발사 발표를 직접 맡은 점 모두 이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여정이 지뢰 폭발 사건 직후 연속으로 담화에 나선 데 이어 미사일 발사까지 직접 발표한 것은 담화전의 연장선으로, 남북 긴장 국면에서 남측을 겨냥한 메시지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지뢰 폭발 사과와 요새화 중단 요구라는 한국 측 의제에 응하지 않고, 미사일 능력과 탐지 격차라는 자신들의 의제로 판을 바꾸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 역시 "김여정이 직접 나서 미사일 발사를 발표한 것은 북미대화 재개 기대감 속에서 여론을 선점하고 군사적 우위를 과시해 긴장도를 높임으로써 지뢰 폭발 사건 이슈를 우회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