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금)

고문·목조르기·폭행·욕설에도 '암살자(들)' 12세 관람가 판정한 영상물등급위원회

고문과 구타, 원색적인 욕설이 다수 등장하는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2세 이상 관람가 결정을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작품 내 유혈 사태와 가혹 행위를 두고 영등위가 "표현이 간결하고 경미하다"고 판단하면서 등급 적정성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실이 영등위로부터 제출받은 '등급 분류 결정 종합 의견서'에 따르면, 해당 영화에는 총격으로 피해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을 비롯해 피투성이가 된 남성을 상대로 한 물고문, 벨트를 이용한 목 조르기, 둔기와 각목을 동원한 무차별 구타 장면이 여럿 담겼다. 영등위 역시 이를 "신체와 총기, 둔기를 사용한 물리적 폭력"으로 명시했다.


그럼에도 영등위는 이 같은 장면이 시대적·영화적 맥락상 간결하고 경미하게 다뤄졌다고 판단해 폭력성 항목을 12세 수준으로 결론지었다. 현행 12세 이상 관람가 기준은 폭력 묘사가 간결해야 하며 살인이나 고문, 유혈 표현의 빈도가 낮고 강조되지 않아야 한다.


2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은 역사 왜곡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 속에서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누적 관객 수 182만 명을 넘어섰다. /뉴스12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은 역사 왜곡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 속에서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누적 관객 수 182만 명을 넘어섰다. /뉴스1


대사 수위 역시 논란이다. 작품에는 육두문자와 "빨갱이", "아가리 닥쳐" 등 거친 비속어가 수차례 쓰였고 음주와 실내 흡연 장면도 이어지지만 영등위는 통상 접할 수 있는 경미한 수준으로 봤다. 역사 왜곡 공방이 붙은 소재에 대해서도 "국가 폭력과 진실 은폐 의혹 등 사회 갈등을 다뤘으나 청소년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심사에 참여한 위원 8명 중 7명은 12세 이상 관람가에 표를 던졌으나, 1명은 주제와 폭력성 수위가 높다며 15세 이상 관람가 의견을 냈다.


영등위는 전체 맥락을 종합 고려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과거 '서울의 봄'도 유혈과 차량 돌진 묘사에도 12세 판정을 받았던 반면 '남산의 부장들'과 '기생충'은 폭력성과 대사 수위 등을 이유로 15세 관람가로 분류됐다. 김석기 의원은 "총격과 고문, 국가 폭력이 담긴 영화를 경미하다고 판단한 것이 적절한지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늘(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실이 영등위로부터 제출받은 ‘등급 분류 결정 종합 의견서’에 따르면, 영등위는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물리적 폭력과 수위 높은 비속어를 두고 "시대적, 영화적 맥락상 경미하고 간결하게 표현됐다"고 평가했다.


작품 속에는 행사장에서 남성이 총기를 발사해 영부인과 여학생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을 비롯해 피투성이가 된 채 물고문을 당하는 남성, 허리띠로 가해지는 목 조르기, 둔기와 각목을 동원한 집단 폭행 및 발길질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영등위 자체 평가에서도 "신체와 총기, 둔기 등을 이용한 물리적 폭력 장면"으로 명시됐으나 최종 등급은 12세로 책정됐다. 현행 등급 분류 규정상 12세 이상 관람가는 물리적 폭력이 '경미하고 간결'해야 하며, 살인과 신체 훼손 및 고문 등은 '강조되지 않고 빈도가 낮아야' 한다.


거친 대사와 약물 표현 역시 같은 잣대가 적용됐다. 영화 내에는 "개××들", "빨갱이 ○○들", "아가리 닥쳐 이 ○○야" 같은 직설적 욕설을 포함해 경찰서와 차량 등 실내 흡연 및 음주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영등위는 이 또한 12세 수준에 부합한다고 결론지었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음모론적 시각에 대해서도 영등위는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사건과 국가 폭력, 진실 은폐 의혹 등 사회적 갈등을 다루고 있으나 12세 이상 청소년이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등급 심사에 참여한 위원 8명 중 7명이 12세 관람가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단 1명만이 주제와 폭력성 수위를 문제 삼아 15세 이상 관람가 의견을 냈다.


영등위는 "주제와 폭력성, 대사 등 7개 요소를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종합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과거 현대사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역시 총격 살상과 고문 정황이 간결하다는 이유로 12세 판정을 받은 반면, 1970년대 정치 암살을 그린 '남산의 부장들'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된 바 있다.


김석기 의원은 "총격과 고문, 국가 폭력 묘사를 두고 영등위가 '경미하고 간결하다'고 평가한 기준이 일반 상식에 부합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누적 관객 182만 명을 넘어선 이 영화는 정치권의 역사 왜곡 논쟁에 이어 등급 적정성 시비까지 더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