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사 투자 14년 만에 LNG 국내 도입...연 130만톤, 20년 물량 확보
베트남 1.5GW 발전소·터미널 추진...AI 데이터센터·산업단지 연계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투자한 뒤 그곳 LNG를 국내로 들여오기까지 14년이 걸렸다. SK이노베이션은 그렇게 확보한 장기 공급망을 앞세워 AI 전력시장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에 발전소와 터미널을 짓고, 인근에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AI 산업의 전력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보고서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지난해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50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는 전력망 연결과 에너지 설비 공급 등의 병목이 데이터센터 확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짚었다.
SK서린사옥 /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14년 걸린 첫 도입...앞으로 20년간 LNG 들여온다
SK E&S는 2012년 바로사 사업에 참여했다. 매장량 평가와 인허가, 설비 건설을 거치는 동안 회사는 2024년 11월 SK이노베이션에 합병됐다. 올해 2월 23일, 바로사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액화한 첫 LNG 물량이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입항했다.
SK이노베이션 E&S가 바로사에서 확보한 LNG는 연간 130만톤이다. 향후 20년간 2600만톤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천연가스 액화에는 기존 다윈 LNG터미널을 개조해 사용했다. 회사는 새 터미널을 건설하는 비용을 줄였고, 호주에서 한국까지 수송 기간은 약 8~10일이라고 밝혔다.
호주 물량이 들어오기 전부터 미국에서도 LNG를 조달해왔다. 프리포트 LNG와 연간 220만톤 규모의 액화플랜트 사용계약을 맺고 2020년부터 미국산 LNG를 수입했다. LNG 수송선 4척을 운영하며, 보령 LNG터미널의 설비 사용권한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광양·파주·여주 천연가스발전소와 하남·위례 열병합발전소 등을 운영한다. 해외에서 확보한 연료를 액화·운송해 들여오고, 이를 발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을 이어왔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1일 보고서에서 미국·호주를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는 LNG를 조달하는 점을 들어 E&S의 트레이딩·발전사업 호조를 예상했다. 올해 E&S 영업이익은 약 2조원,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11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에서 운영해온 LNG 조달·발전 사업을 베트남으로 넓히고 있다. 현지에 발전소를 세우면서 그 전기를 사용할 산업을 함께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발전소에 AI 산업단지 연계...LNG 수요처 넓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 국영 발전사 PV Power, 현지 기업 NASU와 구성한 컨소시엄은 올해 2월 뀐랍 LNG 발전사업자로 선정됐다. 응에안성에 1.5기가와트(GW)급 복합화력발전소와 LNG터미널, 전용 항만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23억달러다.
컨소시엄은 지난 5월 기술 인프라 착공식을 열었다. 상업운전 목표는 2030년 12월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글로벌 LNG 조달망을 활용해 연료를 베트남 터미널로 운송하고, 현지 발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발전소 인근에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유치를 추진한다. 생산한 전력을 주변 산업단지에 공급하고 데이터센터 구축까지 연결하는 '특화 에너지-산업 클러스터(SEIC)' 모델을 베트남 정부에 제안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도 지난 7월 베트남 산업무역부와 국영 에너지기업 PVN, PV Power 주요 인사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호주 가스전과 장기 LNG 계약을 활용해 베트남 발전사업에 연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추 대표는 당시 "AI의 급격한 발전이 전력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진단하고 당분간은 LNG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뀐랍 터미널의 공급 대상도 넓힐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터미널을 인근 지역 발전소에 가스를 공급하는 거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다른 지역에서도 가스발전·터미널 사업 기회를 발굴해, 연간 600만톤 수준인 글로벌 LNG 포트폴리오를 2030년 10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