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용 미사용 자금 30.8%, 모회사 운영자금으로 대여
'주주가치 제고' 내건 지분 매입...300억 대금은 기존 주주에게
LS전선이 자회사 LS마린솔루션에서 운영자금 1400억원을 빌린 뒤, 약 300억원을 들여 이 회사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는 계획을 내놨다. 자회사에는 돈을 빌리고, 그 자회사 지분을 늘리는 데는 별도로 자금을 배정한 것이다.
LS전선 동해사업장 해저4동 및 VCV타워 전경 / 사진제공=LS전선
1400억원은 LS마린솔루션이 시설투자를 위해 조달한 자금의 미사용분에 포함돼 있다. 선박과 항만 투자에 쓰려고 모은 돈 일부가 모회사 운영자금으로 대여된 가운데, 모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고 지분 확대에 나섰다.
LS마린솔루션, LS전선에 단기대여금 1400억원
30일 LS마린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미사용 조달자금은 4552억3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LS전선에 대한 단기대여금이 1400억원으로 30.8%를 차지했다.
자금 조달은 지난해 두 차례 이뤄졌다. 8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4178억원을 확보했고, 12월에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374억원을 조달했다. 유상증자 자금은 신규 해저케이블 포설선(CLV) 등 시설투자에, EB 자금은 해상풍력 설치항만 투자에 쓸 계획이다. LS전선도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909억원을 출자했다.
두 차례 조달 이후인 올해 2월 6일 LS마린솔루션 이사회는 LS전선에 1400억원을 대여하기로 했다. 공시에 적힌 용도는 모회사의 운영자금이다. 금리는 연 3.6%, 약정 만기는 내년 2월 5일이다. 대여액은 당시 공시에 기재된 LS마린솔루션 자기자본의 22.38%에 해당한다.
LS전선 본사 안양LS타워 01 / 사진제공=LS전선
상반기 회수 대여금 0원...이달 28일부터 주식 매입
상반기 중 회수한 대여금은 없었다. LS마린솔루션은 6월 말 기준 이 돈을 정기예금·양도성예금증서·환매조건부채권(RP)과 함께 '미사용자금의 운용내역'에 기재했다. 시설투자용 조달자금의 약 3분의 1이 모회사에 대한 대여금으로 잡혀 있었던 셈이다.
LS전선이 LS마린솔루션 주식 매입 계획을 공시한 것은 지난달 26일이다. 보통주 93만6037주를 장내매수하는 내용으로, 매입 예정 기간은 결제일 기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다. 예정액 약 300억원은 보고일 전일 종가인 3만2050원을 적용한 금액이다. 실제 매입 단가와 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LS전선은 당시 LS마린솔루션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분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등 국가 전력망 확충에 따른 해저케이블 시장 확대와 LS마린솔루션의 수혜를 매입 배경으로 들었다.
이번 300억원의 도착지는 지난해 유상증자 때와 다르다. 당시 LS전선이 납입한 약 2909억원은 LS마린솔루션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시장에서 기존 주식을 사들이는 만큼 대금이 주식을 파는 투자자에게 지급된다. LS마린솔루션에 신규 사업자금이 유입되는 거래는 아니다.
자회사가 시설투자를 위해 모은 돈 일부는 모회사 운영자금으로 대여됐다. 모회사가 이후 내놓은 300억원 투자 계획은 같은 자회사의 지분을 더 확보하는 데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