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4분기 앞둔 롯데, 내년 상환자금 1500억 확보...계열사 수익성도 개선

지주 1500억원 선조달...쇼핑·호텔 상반기 EBITDA 증가

케미칼, 대산 재편 출자·금융약정 추진하고 추가 투자 조정


롯데그룹이 4분기를 앞두고 차입금 만기 대응과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필요한 자금 계획을 빠르게 구체화했다. 


내년 1월 상환할 1500억원을 롯데지주는 이달 미리 조달했고, 롯데케미칼은 대산 통합법인 출자와 금융약정 추진, 일부 신규 투자 중단을 결정했다.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수익성 개선에 더해 9월 들어 조달과 투자 조정이 함께 진행된 것이다.


내년 1월 갚을 1500억, 넉 달 먼저 마련


사진 제공 = 롯데물산사진제공=롯데물산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3일 2년물 950억원, 3년물 550억원 등 총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자금 사용처는 2027년 1월 14일 만기인 기업어음 1000억원과 같은 달 25일 만기인 회사채 500억원의 상환이다. 만기보다 약 4개월 앞서 자금을 마련했으며, 사용 전까지 은행예금 등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지난달 25일 수요예측에서는 최초 모집액 800억원에 34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모집액의 4배를 웃도는 수요를 확인한 뒤 실제 발행액을 1500억원으로 늘렸다. 최종 금리는 2년물 연 4.936%, 3년물 연 5.115%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회사채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롯데쇼핑은 지난 6월 20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1조850억원의 주문을 받은 뒤 발행 규모를 2600억원으로 늘렸다.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모두 개별 민평금리보다 0.01%포인트 낮게 확정됐다. 같은 달 호텔롯데가 1000억원을 모집한 수요예측에도 6200억원이 들어왔다.


영업지표도 나아졌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개별 기준 롯데쇼핑의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9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5% 증가했다. 호텔롯데도 1525억원에서 2378억원으로 55.9% 늘었다.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롯데쇼핑이 3.2배에서 4.0배로, 호텔롯데가 1.2배에서 1.9배로 높아졌다. 본업에서 낸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채권시장이 보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신용도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롯데쇼핑, 6월 호텔롯데의 장기신용등급을 나란히 'AA-',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계열사 실적 회복이 지주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그룹 차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산엔 6000억 투입 결정...폐PET 추가 투자는 중단


롯데케미칼은 9월 들어 자금을 어디에 넣고, 어디에서 멈출지를 분명히 했다. 대산 석유화학 재편에는 6000억원을 투입하고, 시장 여건이 달라진 폐PET 설비에는 추가 지출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7일 대산 통합법인 에이치앤엘어드밴스드에 6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합작 상대인 HD현대오일뱅크도 6000억원을 내놓는다. 통합법인에 들어가는 자금은 총 1조2000억원으로, 기존 차입금을 갚고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공시상 출자일을 9월 28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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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 계획을 밝힌 날에는 울산공장의 폐PET 화학적 재활용 시설 투자도 정리했다. 당초 77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약 166억원에 그쳤다. 2022년 C-rPET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PET 해중합 시설의 설계까지 마쳤으나, 나머지 약 604억원은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는 시장환경 변화와 석유화학 업황 부진, 대산 사업재편 등을 투자 중단 이유로 들었다.


자금이 나가는 일정만 잡은 것은 아니다. 대산 통합법인이 산업은행 등 10개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도 마련했다. 시설·운영자금 대출 4266억원과 약 5707억원의 운영성 한도로, 전체 금융 약정 규모는 약 9973억원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이에 대해 각각 50%씩 자금보충의무를 진다. 약정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실제 실행일과 상환일은 금융회사별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부담해야 할 몫은 작지 않다. 6000억원을 출자해야 하고, 통합법인의 차입금 가운데 4986억원에 대해서도 자금보충의무를 진다. 다만 9월에 내린 결정의 방향은 뚜렷하다. 대산 재편에는 자금을 집중하고, 여건이 달라진 사업에는 돈을 더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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