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서 양수가 파열된 임신 33주 산모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소방헬기로 부산까지 긴급 이송됐다. 산모는 부산의 한 병원에서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지만, 지역 필수 의료 인프라 부재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났다.
2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24일) 오후 4시 1분쯤 예천군에서 30대 임신 33주 산모가 양수 파열 증상을 보여 119에 신고했다.
조기 분만이 우려되는 중증 환자로 분류된 산모를 위해 소방 당국은 가까운 대구와 경북 지역 병원들을 수소문했으나, 수용 가능한 병원을 단 한 곳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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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방 당국은 부산 소재 병원을 확보한 뒤 소방헬기를 긴급 투입했다. 산모는 같은 날 오후 5시 58분쯤 안동산림항공관리소에서 헬기에 탑승한 뒤 부산 동서대학교 운동장에 내렸고, 대기 중이던 부산소방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산모는 해당 병원에서 무사히 아이를 낳았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대구·경북에서 산모를 받아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 지역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다행히 아이는 잘 태어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붕괴 위기에 처한 지방 산부인과 인프라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중증 산모는 신속한 대응이 생명과 직결됨에도, 응급 상황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지 못해 100km 이상 떨어진 타 지역으로 재이송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경북 지역은 산부인과 의료 인력과 전용 시설이 극도로 부족해 이송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누적돼 왔으며, 이는 산모와 태아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에는 소방헬기를 통한 신속한 이송으로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으나, 기상 악화나 야간 운항 제한 등으로 헬기를 띄울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저출산 여파로 분만 건수가 줄면서 병원들이 산부인과를 폐쇄하거나 축소한 점, 그리고 전문의 부족 현상이 이 같은 '응급실 핑퐁'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지역 필수 의료 체계를 강화하지 않는 한 지방 임산부들의 원정 출산과 위험천만한 응급 이송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