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로 연애 예능의 판도를 바꾼 남규홍 PD가 연애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결혼생활로 직행하는 파격적인 신작을 내놓는다. 만남과 탐색 대신 '계약'을 통해 부부 관계를 먼저 맺게 한 뒤 결혼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방식이다.
23일 KBS Joy와 MBC에브리원은 공동 제작 예능 프로그램 '계약결혼'을 연출하는 남규홍 PD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오는 28일 첫 방송을 앞둔 이 프로그램은 결혼을 희망하는 남녀가 계약을 맺고 가상 부부 생활을 체험하며 현실적인 파트너십을 검증하는 관찰 리얼리티다. '나는 솔로'를 이끌어온 나상원, 백정훈 PD도 공동 연출로 합류했다.
KBS Joy·MBC에브리원 '계약결혼'
남 PD는 연애가 아닌 결혼에 초점을 맞춘 이유에 대해 "'짝'과 '나는 SOLO'는 모두 '사랑의 시초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언젠가는 사랑의 완성인 결혼의 본질을 담는 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것을 보여주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단 얼굴도 정보도 모르는 두 사람이 제작진의 주선으로 계약관계를 맺고 결혼부터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애 리얼리티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현실성을 꼽았다. 남 PD는 "짝을 찾는 일에는 낭만과 환상이 개입되지만 결혼생활은 현실과 실제가 펼쳐진다"며 "만남과 데이트 그리고 선택의 과정에서 짝을 찾아가는 게 '나는 SOLO'라면, '계약결혼'은 바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뒤 그 사람과 결혼을 할지를 결정한다. 더 직관적인 만큼 결과도 과정도 다르다. '계약결혼'만의 매력은 인물에 대한 집중도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Joy·MBC에브리원 '계약결혼'
리얼리티 연출 철학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물의 현실을 가장 잘 담을 수 있으면 된다. 그것을 왜곡하거나 속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사람 간의 호감을 직감적으로 알아채는지 묻는 말에는 "사람과 사람 만남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 영역이 아니다. 사람의 관계 맺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고 그것은 신도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다만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이 만나면 그중에 좋은 만남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은 있다"고 답했다.
출연자들이 맺게 될 계약 조건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남 PD는 "사적인 계약은 그때그때 출연자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결혼생활에 대한 성실한 맹세와 타인의 마음을 훔치지 않겠다는 약속, 현실적인 경제 문제 등 두 사람 사이에 결정할 것은 많다"면서 자신이 출연자라면 "'부부 사이에 대화는 하루가 가기 전에 반드시 한다'는 조항을 엄수하고 싶다. 조용한 가족, 대화 없는 부부는 비극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결혼의 본질을 화면에 담는 과정의 고민도 전했다. 그는 "결혼의 본질은 '사랑'이고 '밥'이라고 보는데, 방송이라는 한계로 인해 계약결혼 부부의 생활에서는 결핍되기 쉽다. 그것을 구현하는 것이 숙제다. 어디까지 부부의 리얼리티를 보여줄 수 있을지,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출발선에 선 아기 프로그램의 걸음마인 만큼, 조금씩 부부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KBS Joy·MBC에브리원 '계약결혼'
MC진으로 합류한 안정환, 효연, 프로미스나인 이채영에 대해서는 "기혼자인 안정환에게는 경험자로서의 솔직담백함, 출연자와 같은 입장인 효연에게는 재기와 패기, MZ 이채영에게는 다른 감각과 시선을 기대했다. 역시 예상대로 세 사람은 기대를 100% 이상 충족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남 PD는 시청자들에게 "미혼자는 엄마, 아빠를 바라보듯, 그리고 장래 자신의 모습을 보듯 봐도 무방하다. 기혼자는 타인의 결혼생활에 감정 이입하며 보면 금상첨화일 거 같다"며 "아무래도 방송이다 보니 결혼의 리얼리티를 담는 데 한계가 있지만, 우리의 제작방식대로 과장은 하지 않고 묵묵히 담담하게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